8월8일(토) 잘목찾은 라스코, 실망스런 라스코
1989년 14세 바둑천재 이창호, KBS바둑왕에 올라 세계 최연소 터이틀 쟁취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발생 ( 스토리는 미스테리... )
1953년 소련 수소폭탄 보유 공표
이곳 캠핑시설은 부대 시설을 잘 갖춘 반면 모텔 내부의 시설은 별로다. 주방이 없고, 세면기 물이 욕실에서 역류하여 욕실이 있으나 마나하며, 가장 중요한 무선 인터넷이 유료인데 ( 1시간에 1유로 ) 그들의 식당자리에 무선 접속 AP가 있어 모텔 ( 방갈로 )에선 되지 않으며, 컴을 식당까지 가져와서 해야 한다.
아침 식사가 포함인데 뷔페식이 아닌 식탁에 빵과 잼, 오랜지 쥬스를 가져다 주는게 아침 메뉴의 전부..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오늘은 라스코 지역의 2만년 전에 그려진 동굴 벽화를 보러간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캉 지역 민박 주인의 추천도 있고 일정도 여유가 있어 가보기로 한다. 출발하여 30분 가량은 상떼밀리옹의 포도밭 사이길을 계속 간다. 일부러 그렇게 의도 하지 않았는데, 네비가 알아서 분위기를 띄워준다. 풍차가 있는 사또도 눈에 띈다.
라스코를 5Km정도 남겨두고 좁은 산길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유명 관광지인데 버스도 다니지 못하는 이런 길인가 의아해 하면서도 계속 가보니 조그마한 마을이 있는데 아무리 봐도 관광지가 아니다. 산책 나온 마을 청년에게 책의 동굴 그림을 보여주며 여기가 그긴가 하고 물으니 아니란다. 허걱!!!!!!!
미쉐린 유럽 지도를 꺼내 보여주니 거꾸로 60Km정도를 가야 한다며 지도상에 루트를 표시 해준다. 라스코 동굴 벽화는 1940년 구멍에 빠진 개를 구하기 위해 뒤따라 들어간 4명의 소년들이 우연히 발견 했는데 석회암 동굴이어서 보존을 위해 폐쇠를 하고 인근에 ( ? ) 라스코2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여기로 관광객을 유치한다고 들었는데 이곳이 라스코가 맞지만, 우리가 관광할 라스코2는 지도상의 라스코와 60Km떨어져 있는 것이다. 된장...
그래도 안 가볼수 없어 다시 라스코2가 있는 몽티냐크의 관광안내소에 가서 동굴 입장권을 사서 ( 12시 30분경 도착했는데 영어가이드가 3시 30분이라 하여 3시30분 표를 받음. 개별 관광을 할 수 없고 가이드 투어만 가능. 8.5유로/인 ) 라스코2로 가니 많은 차들이 주차해 있다. 여기로 오다가 사온 샌드위치와 자두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일정과 오늘 오후 일정을 체크를 하고 3시경 동굴로 입장한다. 약 40명 정도가 30분 간격으로 가이드투어를 하는데 내부에는 2만년 전 크로마뇽인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어려울 정도로 아주 섬세한 동물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엉덩이가 맞닿은 황소, 사슴, 유니콘 ( 그 당시 존재 하지는 안았을거며, 상상속의 동물을 그렸을 거라고 추정한다고.. )등이 벽과 천정에 그려져 있는데 이곳 까지 와서 하루 일정을 보내면서 보기엔 너무 허무하다. 좁은 동굴에 별로 볼것도 없고 프랑스 가이드의 영어 설명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은근히 짜증이 난다.. 40분짜리 투어 하나 볼려고 산 넘고 물 건너 잘못 갔다가 힘들게 찾아 왔건만... )
그림의 수준은 좀 단순하였지만, 시원한 바다 바람속에 본 알타의 바위벽화가 훨씬 좋았던거 같다..
일정을 좀 단축하고 다른 여러곳을 볼려고 리옹으로의 먼 길을 나선다. 만약 오늘 리옹까지 갈수 있다면 프랑스 서쪽에서 동쪽으로 거의 횡단하는 셈이다. 4시 30분에 출발하면서 네비를 보니 도착 예정 시간이 8시20분.. 숙소 구할 시간이 빠듯하지만 리옹시에서 관리하며 깨끗하다고 소문난 , 굴러라 유럽에 나와 있는 , 캠핑장을 찾아가기로 하고 근처 주유소에서 급유를 하고 ( 38.7유로 ) 출발!!!
이곳 프랑스의 고속도로는 정말 미스테리이다. 출발하여 국도의 일반 길을 가다가 고속도로 진입 할려는데 요금을 받는 곳도 있고, 포장이 잘된 고속도로인데 요금을 받지 않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교통량이 적은 고속도로는 전부 무인 부스로 되어 있어서 요금낼때 유인부스의 긴 줄에 익숙한 우리가 당황 될때도 있었다. ( 무인 부스는 고속도로 진입시 뽑은 통행권을 넣으면 요금 표시가 나오고 그 금액을 지폐나 동전으로 넣으면 되는데 글자가 불어이고 남의 나라이고 하니 첨엔 당황된다.. ) 라스코에서 출발하여 리옹전방 까지 다섯 번을 요금소에서 돈을 냈는데, ( 2.9+6.6+15.2+6.6+6.6=37.9 유로 )비싸다!!
리옹까지 오는 길은 프랑스의 중앙 산악 지역이어서 캉타르' 산지와 '마르게이드' 산지의 산을 여러 개 통과하는데, 산을 올라갔다 내려 갔다 하지를 않고 산의 중턱 이상에 도로를 만들고, 왠만한 곳은 고가 도로를 만들어 골짜기와 골짜기를 연결하였다. 특히 한곳은 노르망디 다리 못지않은 멋진 현수교가 보이기도 한다. 아마 이 현수교는 골짜기가 너무 깊어서 교각을 세우는 것 보다는 현수교로 하는게 경제적이어서 이겠지.. ( 이러다 토목 쟁이로 전공 바꾸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산의 고가도로를 달릴때 저~아래를 쳐다보면 아득하여 오금이 저린다. 상판을 올리기 위한 다리 기둥이 100미터 이상은 되지 않을까 쉽다. 정말 높다...
리옹 도착 60Km정도 전 부터는 다시 시골길로 접어들어 ( 네비가 그렇게 지시하는데 빨리 다른 고속도로로 간다고 거부할수도 없고.. ) 한적한 시골마을들을 몇 개 통과하고 나니 우리의 목적지인 캠핑장 근처에 도착하였다. 토요일 이어서인가?
탠트 칠 자리는 있는데 방갈로는 없단다. 하긴 한번만에 숙소가 정해지면 재미가 없지.... 오던길에 봐두었던 자동차 전용 호텔 ETAP호텔로 가본다. 프랑스에 246개의 ETAP호텔이 있다. 방2개 조식 포함 104.4유로. 방 내부도 넓고 시설도 괸찮다. 침대는 2층 침대인데 1층은 더블로 되어 있어 3인 까지는 한방을 사용할 수 있을것 같다. 문 잠금 장치는 수속시 자동으로 부여 받은 6자리 숫자로 되어 있다.
오랜만에 장거리를 달려서인지 피곤함이 몰려온다. 맥주 한잔을 수면제로 하여 바로 취침!!
오늘의 운전 거리 564 Km, 누계 12,294 Km
8월9일(일) 영험의 산 몽블랑
2001년 요트맨 김현곤 ( 41 ) 태평양 1만5000Km 단독횡단 성공
1936년 손기정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29분19초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 ( 1992년 황영조도 이날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우승- 관중석의 손기정옹은 눈물을 글썽이며 ‘ 위대한 후배’와 감격의 포옹을 했다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원폭 투하
이곳 ETAP호텔의 단점중 하나는 인터넷을 연결 할려면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해야 한다. 그래서 메일은 다음 숙소에서 보내기로 한다.
오늘은 대망의 몽블랑이 있는 샤모니로 가는날!! 호텔의 간단한 아침을 먹고 출발 할려고 밖을 나오니 밤에 비가 왔는지 바닥이 촉촉하고 날이 많이 흐리다. 이거 몽블랑 구경 할 수 있으려나 하면서 250여 Km 떨어져 있는데, 그곳에 가면 날이 화창해 지겠지 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출발한다. 큰 아들은 어제부터 감기기운이 있어 운전은 전적으로 내가 담당이고, 조수석의 아내는 지나는 풍경을 찍는 사진사겸, 운전 보조 역할을 충실히 한다. 요금소에서 잔돈 꺼내주기, 내가 그때 그떄 생각난거 말하면 메모해주기, 사탕이나 껌 주기 등등.. 좋은 조수를 둔것 같다.
프랑스는 문화의 나라답게 각 지역으로 가는 도로 곳곳에 그 지역 도시를 소개하는 간단한 간판이 도로상에 설치되어 있는데, 간략한 그림이면서 디자인이 돋보이는 그림이 많다. 많은 색을 사용하지 않고 황색과 검정색을 위주로 하여 그려진 그림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아내는 간판이 나올때 마다 사진을 찍는데 그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 차가 130Km이상 달리는데 찍을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요 며칠 찍어보더니 이젠 타이밍을 잘 맞추어 비교적 잘나온 그림들이 많아지고 있다. 다음에 포토샾 작업을 하여 별도로 보관해야 할것 같다.
샤모니 가는길도 산지여서 고가도로가 많다. 특히 샤모니 지역을 가기위해 거의 들리는 편인 안시지방부터 샤모니 까지는 더욱 산악 도로가 자주 있다. 다행히 안시 지역 정도 오자 날씨가 쾌청해 지기 시작한다. 조짐이 좋다. 이곳 몽블랑은 다른 유럽의 산들과 마찬가지로 맑은 날 보다는 흐리고 구름낀 날이 더 많다고 한다.
샤모니 입구로 다가가자 여기저기서 모여드는 차들로 도로가 많이 붐비기 시작한다. 입구에서의 느낌은 마치 설악산 설악동 들어 갈때의 느낌과 비슷한거 같다. 두 군데 주차장에 들렀으나 만차라서 돌아 나오고 지하 주차장이 보여 그기에 주차를 하고 약 1Km를 걸어서 올라간다. 케이블카들이 에기듀 미디 ( Aiguille Du Midi )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며 눈 덥힌 산들의 경치가 정말 장관이다. 관광 안내소에 들러 소개 책자와 케이블카 타는곳 까지 가는 방법을 설명듣고 케이블카를 타러간다.
관광안내소는 벌써 해발 1,035미터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오를려고 하는 에기 듀 미디는 해발 3,842미터 몽블랑은 4,810미터이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중간 지점인 ' 프랑 드 에기유 ' 까지 가서 그기서 잠시 경관을 전망하고 로프웨이로 바꾸어 타고 올라간다.( 왕복 23유로 , 학생 할인 없슴 ) 그런데 안내 책자를 보니 우리가 올라가는 곳은 에기 듀 미디 까지가 아닌 Helbronner 까지이다. 이곳은 해발 3,466미터. 2006년 스위스의 융프라우 ( 3,571 )에 올라 갔을때 그곳에는 ' Top of Europe '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이는 기계의 힘을 빌려 올라가는 유럽의 산 중 제일 높다는 말인것 같다. 정상에 올라가니 기온 차이가 15도 정도는 나는것 같다. 쌀쌀한 날씨다. 서둘러 바람막이로 무장을 하고 약 100미터를 더 올라가 멋진 몽블랑과 그 주변 산들을 바라다 본다. 배경이 너무 멋져 마치 배경 사진이 있는 그림에 나 자신이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고 보니 유럽의 높은 산들을 벌써 3개정도 등정 ( 다 케이블카를 이용했지만... )을 했다.ㅎㅎㅎ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내려다보니 배낭을 메고 직접 발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안내소가 1000미터 지점이니 약 2,500미터의 산악 등산을 하는 셈인데, 등산로에 별다른 장애물은 없어 시간만 있다면 도전해도 충분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내는 2006년 융프라우 올라갈 때 느꼈던 고산병 증세인 어지럼과 메시꺼움 증상이 있을까봐 걱정을 많이 하면서 올라갔는데, 막상 올라가니 융프라우보다 약간 낮아서인지 그런 증상이 없다니 다행이다. 고산증은 그날 그날의 컨디션과도 관련이 있을것 같다.
1,786년 까지 시골의 조그마한 마을이었던 이곳 샤모니는 농부 발마와 의사인 미셸 파카르가 몽블랑 등정에 성공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프랑스 내의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제 1회 동계 올림픽도 이곳에서 열렸다고 하니 이 마을을 진가를 더욱 높힌 셈이다.
마을로 내려와서 다시 한번 산을 바라다 본다. 마을 중앙에는 아르브강이 흐르고 있는데 눈 녹은 우유빛 물이 급류를 형성하면서 내려 가고 있다. 음수대가 있어서 마셔보니 얼음처럼 차가운 물이다.
이런 멋진 곳에서 산의 정기를 받으며 하룻밤을 자는것도 좋을것 같아 이른 낮 시간부터 책에서 소재된 캠핑장을 들렀더니 탠트는 가능한데, 방갈로는 예약 완료라고 한다. 인근 안시의 캠핑장에 전화로 확인해 보니 그기도 자리가 없다고 한다. 정말 프랑스에서는 캠핑장 방갈로를 구하기가 힘든다. 방가로 시설이 많은 노르웨이의 캠핑장이 그립다..
차를 몰고 북쪽으로 향한다. 내일부터 파리로 입성하는 8월 13일 까지는 보너스 기간이다. 근래 며칠간 장거리 등으로 강행군을 하여 2~3일의 여유가 생긴 셈이다. 파리로 올라가는 길목의 디종이라는 도시에서 머물기로 하고 ( 책을 보니 캠핑장도 있고 ETAP호텔도 있다고 되어 있어서 ) 디종을 향해 가는 중에 100Km 쯤 못가서 고속도로 상에서 침대 표시가 보인다. 유럽 지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는 ibis호텔이다. 호텔 앞에는 호수가 있어서 운치가 있고 오리들이 떠 다니고 있다. ETAP 호텔보다는 가격이 조금 쎄다 ( 2인실 두 개, 조식 포함 166유로, 인터넷은 공짜 사용 ). 짐을 정리하고 부속 식당에 들러 정찬에 가까운 식사를 한다 ( 디저트 포함 80유로 )
아이들 방과는 중간에 문이 있어 편하기도 하고 불편 하기도 하다. 욕실에 욕조가 설치되어 있어 여행 나온 이후 처음으로 물을 받아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다. 콧 노래가 절로 나온다. 저녁 식사때 마신 맥주 탓도 있겠지. ( 한국에서 저녁에는 거의 마시지 않았는데 여행 나와서 이렇게 매일 저녁 한 캔씩 마시게 된다 )
오늘의 운전 거리 421 Km, 누계 13,379 Km
8월10일(월) 이브의 유혹 오툉, 롤랭 미술관
1990년 삼성전자 16메가 D램 개발
1959년 세계적인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 61세로 사망 ( 1950년 초대 한국 농업 과학 연구소 소장 )
1940년 조선일보, 동아일보 강제 폐간 ( 동아일보 폐간사 “ 오늘 이후에도 싹 밑에 또 새 싹이 트고 꽃 위에 또 꽃이
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
오늘은 여행중 매너리즘에 빠진날이다. 파리로 갈 날은 13일이고 그사이 3일간 특별히 방문 해야 할곳은 많지가 않다.
그래서 어제 숙소에서 쉬면서 여행 책자를 공부했더니 인근에 갈수 있는 관광지로 본 ( Beaune ),과 오툉( Autun )지역이 적당한것 같아 아침 식사 후 출발한다. 두 곳 다 부르고뉴 지역이며 이 지역은 프랑스의 와인 생산에 있어 대표적인 지역 중의 하나이다.
여행은 마치 보물 찾기를 하는것과 비슷한거 같다. 전혀 모르는 곳을 약간의 힌트를 가지고 가서 그 실체를 확인하고 희열을 느끼는 과정이 비슷하다고 할수 있다.
본 지역에서 볼 만한 곳은 와인 박물관 ( Musee du vin ) 과 오텔 디외 ( Hotel Dieu )가 있다. 먼저 오텔 디외에 들렀다.
( 성인 6.5유로, 학생 4.8유로 )오텔 디외란 ' 신의 처소'라는 뜻. 2차 세계 대전 중 병원으로 사용했으며, 지금은 병원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때는 이곳에서 관리하던 포도밭이 1,300 ha정도 였으나 지금은 58ha로 축소 되었지만 특급 와인만 생산 한다고 한다. 병동은 깨끗한 상태로 전시가 잘 되어 있는 편이며, 간호사 , 환자 들의 밀랍인형도 전시되어 있어 더 실감이 간다. 병원을 박물관 아이템으로 하여서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약국, 주방등 병원의 모든 시설이 잘 정돈되어 있다.
이곳에서 빼어 놓을수 없는 볼거리는 ' 최후의 심판 '이라는 장식 병풍이다. 예수님 아래에 선 저울 든 여자가 사람들을 저울에 올려 놓고 천당으로 보낼지 지옥으로 보낼지 저울질 하고 있다. 난 어떻게 될까?
가까운데 있는 와인 박물관을 찾지 못해 주변을 빙 둘러서 와인 박물관에 갔다. 와인 농장에서 사용하는 각종 농기구와 시설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시대별 와인 병이 변천해 나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 특이하다. 그 외에는 일반적인 것이어서 크게 시선을 끌만한 것이 없다.
차를 타고 오툉 지역으로 이동한다. 오툉은 고속도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국도 변에 있는 도시여서 본에서 오툉까지는 국도 일반 차선으로 약 40Km 떨어져 있다. 가는 길에 브로고뉴 지방의 포도밭이 도로변 좌우로 넓게 펼쳐져 있다.
오툉에서 볼곳은 두군데. 하나는 롤랭 미술관이고 다른 하나는 생 라자르 대성당이다.이곳 오툉은 기원전 15년경에 아우구스투스가 세워 ' 로마의 동생이자 라이벌'로 불리던 도시라고 하나 지금은 로마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다. 점심 시간이 좀 지난 시점이어서 간단하게 오물렛과 샐러드로 점심을 대신한다. ( 지방의 도시여서 인지 신용카드 결제가 안되어 현금을 달란다 )
롤랭 미술관 ( 어른 3.5유로 학생 무료 )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왠만한 박물관 보다 알찬 느낌이다. 각종 성화들과 조각들 특히 로마 시대의 유물들이 많이 전시 되어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 이브의 유혹'이라는 부조 작품. 한손으로는 살며시 선악과를 쥐고 있고 순진한 눈매로 아담을 유혹하는 작품인데, 지르베르라고 하는 작가가 만든 작품이다. 졸리는 듯한 눈매로 유혹하는 표현이 무척 잘되어 있는 작품인것 같다.
롤랭 미술관 조금 위쪽에 생 라자르 대성당이 있는데 이곳 탱팡 ( 정면 입구에 있는 아치형 부분 )에 최후의 심판등의 작품이 있다고 되어 있는데, 현재는 없다. 아마 다른 곳으로 가져가 보관한듯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오락 가락한다. 오툉을 나와 다시 국도로 약 40Km를 가서야 고속도로가 나온다. 네비에 내일갈 퐁텐블로 주변의 캠핑촌을 목표점으로 하여 이동하고 있지만 급할것도 없고, 아내는 어제 숙박한 그런 고속도로의 호텔에서 묶자고 한다. 그래서 6시경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ibis호텔에서 하루를 머문다.
큰 아들의 감기가 빨리 떨어져야 할텐데.....
오늘의 운전 거리 325Km, 누계 13,704 Km ( 주유 42유로 38리터 )
8월11일(화) 문닫힌 퐁텐블로, 중세도시 프로방
1992년 한국 최초의 과학위성 ‘ 우리별 1호 ’ 발사 ( 프랑스 령 기아나 우주 과학 기지 )
1980년 조오련 , 대한 해협 도영에 성공 ( 새장가간 그는 요즘,2009년, 훈련에 박차!! )
1919년 ‘ 부의 사회 환원’ 이라는 새로운 사회 가치관을 정립한 미국 철강왕 카네기 사망
이젠 점점 파리로 다가가고 있다. 호텔의 간단한 아침을 먹고 오늘도 조금 느긋하게 출발한다.
가는 도중에 또 네비가 이상한 발언을 한다. 분명 제데로 가고 있는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유턴을 하라고 열차례 이상 말한다. 이 길은 새로난 길인가 보다. 계속 나의 길로 가니 네비도 지쳐서 말을 안한다..
퐁텐블로로 가는 고속도로 출구는 무인 징수기인데 지폐와 동전 어느것을 넣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프랑스의 고속도로에선 항상 동전으로 10유로 정도는 준비해 두는게 좋을것 같다.
퐁텐블로성 근처의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성으로 걸어간다. 인도에 개의 배설물이 많은데, 이것만 전문으로 치우는 오트바이가 보인다. 오트바이 양측에 진공청소기 호스가 나와 있는데, 아주 효율적으로 수거를 하고 있다. 이곳은 배설물을 주인이 안 치워도 되나보다..
퐁텐블로 ( Chateau de Fontainebleau )는 원래 파리의 왕족들이 사냥할 때 묶은 작은 집이 있는 곳인데 7대의 왕이 계속해서 건물을 추가하여 지금은 엄청 큰 성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정원이 무척 넓어 슈농소 성의 양대 정원보다 더 아름답고 훨씬 면적이 크다. 정원을 통하여 본성의 내부를 볼려고 출입구로 들어서는데, 왠일인지 출입구가 닫혀있다...특별한 휴관일도 아닌데.... 성 내부 구경을 대신해 넓은 정원을 이리 저리 거닐어 본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어 분위기가 참 좋다... 그러나 본 성 내부 구경을 못해 좀 섭섭하다.
퐁텐블로를 나와서 다음 목적지는 인근 도시인 프로방 ( Provins ). 프로방까지 가는 길은 국도로만 가는데 밭들이 길 양옆에 있는 길을 지나가다, 좀 있으면 농촌 마을이 나타나고 다시 밭들이 나타나고 하는 길의 반복이다. 키 낮은 정원수가있는 마을길을 지나칠 때면 정원수가 바람에 흔들려 우리에게 손을 흔들며 반기는 것 같다.
중세의 도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라고 되어 있어 은근히 독일의 로텐부르크처럼 완전한 중세도시를 기대 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그렇지는 않다.. 축제 기간이 되면 온 마을 사람들이 중세의 복장으로 분장을 하고 마을을 활보해서 마치 역사 영화의 촬영장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마을이 자그마하고 예쁘다. 마을을 이리저리 거닐다 보니 스시집이 보인다. 프랑스 중세의 도시에 일식집이 있다는게 좀 아이러니하지만, 우리는 오랜만에 한식과 거의 가까운 스시 집으로 자연스레 들어가고 있다.
느끼한 빵으로만 식사를 며칠한 탓에 김밥,스시, 만두, 카레 라이스를 먹으니 입맛이 돈다. 우리 가족 특히 나는 양식을 그리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하루에 한끼 이상은 한식을 먹어야 식사를 한것 같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도 가능하면 한국인 민박 집이 있는 도시는 꼭 한국인 민박집에 머물렀다.
식사를 마치고 프로방의 이곳 저곳을 다니다 슈퍼마켓이보여 자두를 산다. 이번 여행에서 참 자두를 많이 먹었다. 특히 자동차로 여행하기 시작한 7월 초부터 체리, 딸기 , 자두를 골고루 먹었는데 다른 다른 과일들은 상태에 따라 맛이 많이 다르지만 자두는 늘 맛있었다. 특히 며칠 전 까르푸에서 산 싱싱한 자두는 사각사각 씹히는 단단한 육질이 참 좋았다. 한번에 20개정도를 사도 입이 많아서 이틀을 넘기지 못한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는 샴페인의 고장 에페르네 ( Epernay ). 이곳에 온 이유는 샴페인 공장들이 하는 견학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서 이다. 여행 안내소에 들러니 오늘은 견학 투어가 완료 되었다고 한다. ( 5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에 도착하여 우리도 예상하고는 있었다 ). 도시 지도를 받고 견학 투어가 가능한 공장의 위치를 확인하니, 그중 특히 유명한 ' 모에 에 샹동 '공장이 ( Moet et Chandon )바로 여행 안내소 앞에 있다.
오늘도 숙소는 ibis호텔로 잡았다. 도심 근처에 있는데, 2인실이 다른 곳 보다 약간 비싼데, 마침 4인 가족실이 있다고 한다. ( 조식 포함 130유로이니 2인실 두 개 보다는 많이 싸다 ) 더블 침대 하나와 1인용 침대 2개가 있는 방인데 천정에 창이 나있어 하늘의 떠가는 구름을 누워서 볼 수가 있다 )
내일은 샴페인 투어를 마치고 파리로 입성할 예정이다. 당초보다 하루 빠른 일정이지만, 워낙 한식이 먹고 싶고 다가오는 말복 날 삼계탕을 준비해 두겠다는 민박집 주인의 메일을 받으니 빨리 파리로 가고 싶다.
오늘은 맥주가 없다. -_-;; -_-;; -_-;; 한 개 있는줄 알았는데...
그렇지만 오늘 낮에 스시 집에서 한잔 한걸로 만족 해야지.....
큰 아들의 감기도 나아가고 있어 편안한 저녁 시간을 보낸다......
오늘의 운전 거리 : 293Km 누계 13,997 Km
8월12일(수) 샴페인의 향기에 취해, 에페르네
1993년 김영삼 대통령, 금융 실명제 발표
1981년 IBM PC5105 첫 등장 ( 1983년 12월 타임지에 올해의 인물에 PC가 선정되 최초의 무생물 선정기록 )
1949년 전쟁 희생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 제네바 협약’체결
1848년 증기기관차 발명자 조지 스티븐슨 사망
어제의 사건 중 조오련씨 관련 기사는 8월4일 돌아가신 걸 깜빡잊고 그대로 적어 놓았다. 여행 나오기 얼마 전 TV의 인간 시대인가에서 새 장가가고난후 더욱 훈련에 박차를 가하는걸 보고 정말 장한 대한의 남자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호텔에서 9시가 못되어 체크 아웃을 하고 모엣 샹동 ( MOET & CHANDON )사 건물로 간다. 9시 30분부터 투어가 시작되는데 첫 투어라 손님이 많지 않다. 우리 가족과 호주에서 온 청년 하나 총 5명이 투어를 한다. 투어는 한시간 정도이며, 접수를 하니 한글 안내서 ' 자연에서 예술로 '라는 안내 책자를 준다. 무지 반갑다.. 슈농소성에 이어 두 번째 받아보는 한글 안내서. 지하 저장소를 가이드 투어하고 샴페인 한잔 시음 하는건 14유로, 두잔 시음은 21유로 인데 운전 관계로 한잔 코스로 신청한다.
가이드 해주는 아가씨는 오드리 양으로 전통 프랑스인 처럼 보인다. 먼저 모엣 샹동사의 창립자와 그 후계자들의 설명으로 시작된다. 창시자 끌로드 모엣이 1743년 메종 모엣사를 창립하고 손자인 쟝-레미 모엣 ( 1758 ~ 1841 )이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한다. 1814년 코자크군과 프르시아 군대에 의해 약탈 당했을떄 그는 이 사건을 진정한 미래에 대한 약속으로 느끼며 " 나를 망하게 한 군 장교들이 나중에 나에게 큰 재산을 가져다 주게 될 것이다 "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통크고 미래를 볼줄 아는 사람이다. 나중 아들 빅토르 모엣과 사위 삐에르 샹동에게 회사를 물려주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
약 7분간 와인과 예술이라는 영화를 보여주고 난후 지하 저장고로 안내한다. 지하 저장고는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온도와 습도가 일정한데 인공적인 냉방이 아닌 자연적이라 한다. ( 온도 10 ~12도 C , 습도 80& 석회암 동굴인 벽면이 약간 촉촉한 느낌 ) 샴페인의 원료인 포도는 크게 3개의 품종을 사용한다 ( 샤르도네, 삐노 느와르, 삐노 뫼니에 )
샴페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수확하기 ( 전부 수작업 ) ~ 포도즙 짜기 ~ 발효 ~ 혼합 ~ 포도주 병 작업 ~ 2차 발효 ~ 르미아쥬 ( 포도주병을 매일 조금씩 돌려 주는 작업 ) ~ 침전물 축출 ( 병 상부에 이스트등의 찌꺼기를 뺴내는 작업 ) ~ 도쟈쥬 ( 혼합물 첨가 ) ~ 코르크 마개 닫기 및 라벨링 작업.
이 과정 중에 흥미 있는 부분은 침전물 축출 작업이다. 병 상부에 쌓인 찌꺼기를 제거 하는 방싯은 병목을 얼려서 얼음이 된 찌꺼기가 병을 열면 자연 압으로 출출 된다고 하는데 이 과정은 일반 가이드 투어 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고위층이 오면 숙련공이 나와서 시범을 보여 준다고 한다.( 내일 한국 대사가 이곳을 방문 한다고 하는데, 그 분은 볼수 있겠지... )
이곳 에페르네의 지하 저장고의 총 길이가 100Km가 넘고 모엣 샹동사의 저장고는 25Km정도라고 한다. 샴페인을 시음할 시간이 왔다. 남자 소물리에가 능숙하게 작은 잔에 따라준다. 천천히 흔들며 맛을 음미해보지만 과일향이 풍부하다는 느낌외에 특별히 어떤 좋은 맛이라고는 말하기 힘들다. 그래도 방문 기념으로 단맛이 좀 강한 샴페인 한 병을 추천받아서 샀다 ( 31유로 - 파리의 숙소에 와서 저녁 식사하면서 마셔보니 낮에 시음한것 보다 훨씬 좋다. )
다음 목적지는 파리의 서쪽 옆 도시 생 제르맹 알레. 이곳에서 멀지 않는곳에 르 코르 뷔지에 라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계 거장의 대표작 사부아 저택이 있다고 해서이다. 건축 전문은 아니지만 곁눈질로 많이 봐온 부분이라 흥미가 가서 이곳을 택했다. 생 제르망 알레에서 점심을 먹고 ( 레스토랑에서 오늘의 메뉴를 먹었는데 바가지 쓴 느낌, 설명할땐 샐러드 후식등등을 이야기 하더니 달랑 접시에 고기와 밥만 나오고 4인분 60유로. 영어로 따지니 말 안 통한다고 표정... )
사부아 저택 주소를 네비에찍으니 정확히 입력이 되어 잘 찾겠다 하고 생각하고 가보니 그런 멋진 집은 안보인다. 주변의 아파트 단지를 돌며 몇 사람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하는데 마침 옆에서 흘려 듣던 한분이 정확한 위치를 말해 주는데 바로 우리 차가 주차 된곳의 숲속에 있다고.. 사유지여서 정문에서 인터폰 눌러 확인받고 들어가 보니 별 느낌 없다.. 책에는 ' 필로티, 옥상정원, 자유로운 평면, 수평 연속창, 자유로운 입지'의 근대 건축의 5가지 원칙이 훌륭하게 재현되어 있다고 되어 있는데, 글쎄......... ( 입장료 7유로 )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지만 큰 느낌은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다. 내 눈에는 그냥 가설 견본 주택 같은 느낌..
파리로 돌아오는 길에 민박집을 3Km 남기고 400M 전방에서 우회전 하는 길로 나가야 한다고 네비가 이야기하는데 출구가 부정확하여 조금 전 빠져나가니 차 돌릴 곳이 없고 남은 거리가 17Km로 확 늘어난다. 된장. 거의 파리의 외곽 베르사이유 근처까지 가서야 유턴이 되어 돌아왔다. 차도 나랑 작별할 시간이 아쉬워 머뭇거리나 보다. 파리의 민박집에 짐을 풀고 리스한 회사에 반납을 하러 간다. 어제 오후에 내외부 청소를 대충 하긴 했는데 ( 반납할 때 깨끗이 돌려 주는게 예의인것 같아 ) 세차한것 처럼 완전히 깨끗한 건 아니다. 반납 받는 사람은 괜찮다고 한다. 계기판에 14,229Km로 되어 있다. 정말 많이 달렸다.
파리에서 출발하여 다시파리로 돌아올때 까지의 35일간이 주마등처럼 기억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특히 연료를 잘못 넣어 차와 가족에게 미안 했던 일은 잊을 수가 없다. 고맙고, 죄송하다.. 씨트로엥 C4 피카소야!!!
오늘의 운전 거리 : 232Km ( 연료 20유로 17리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