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0년대

영국여행 2013년 2부 브레이브 하트 1 (7월1일~8일)

매직랜즈 2020. 12. 15. 16:59

73()

역사 속 영국의 오늘

1970년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시가전, 영국군이 가톨릭교도 지구를 습격

 

새벽까지 배 아픔과 소변이 안 나오는 현상이 멈추지 않아 화장실에 수십 번 갔다 온 것 같다. 한국의 오전 시간에 맞춰 이곳 시간 새벽 두시에 사무실 1층에 있는 약국 약사 분께 전화를 한다. 증상을 이야기하니 비상약으로 조제해온 감기약의 알약 중에 항생제가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며 타이레놀과 항생제를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맥주는 절대 마시지 말라고 한다. 약을 먹고 몇 시간 지나니 신기하게도 속이 편해지며 소변도 부드러워 진다. 아침에 일어나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좋아졌다고 여행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하니 아내도 많이 안심한다. 제발 이번 여행 기간 중에 더 이상 이상 아픈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침은 누룽지 삶은 죽과 계란, 베이컨을 먹는다. 목사님 사모님이 어제 저녁 한국에서 돌아와 직접 만드신 맛있는 깻잎도 먹었다. 오늘부터 약 16일간 스코틀랜드 일주를 할 계획이다. 목사님 댁에서 출발하여 에든버러 시내의 에든버러 대학교 주 캠퍼스에 왔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하우스가 있으며 36홀의 파3 골프 시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식 골프장이 생기기 전 가장 오래된 골프 코스라고 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몇 홀 연습을 해본다. 산책로로 겸하고 있어서 많은 시민들이 다니고 애완견을 데리고 오가는 사람도 많이 보인다.

상 : @1456년에 세워진 ‘The Golf Tavern’이란 이름의 가장 오래 된 클럽 하우스 하 : @이 클럽하우스의 역사에 관해 안내하는 게시판 앞에서

 

 

에든버러 시 경계에 있고 캔틸레버식 다리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한동안 세계 최장의 다리였고 지금도 기차가 다니는 ‘Forth Bridge’에 왔다. 2.6Km의 철교로 1888년 완성되었고 1890년부터 기차가 다녔다고 한다. 유네스코 3대 세계 문화유산으로 인도의 타지마할 사원과 중국 만리장성과 함께 2015년에 등재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철교의 건설 당시 책임자 죠니는 처음에 다리가 붕괴되면서 44명이 사망하는 대형 실패를 맛보았지만, 당국은 한 번 더 기회를 주어 지금의 철교를 만들었다. 2차 대전시 독일군은 이 다리를 폭격하려고 전투기를 보내지만 조정사의 판단 실수로 폭탄은 다른 곳으로 떨어져 이 철교는 무사할 수 있었다. 국보급인이 다리는 스코틀랜드 은행에서 발행하는 20파운드 지폐의 한 면에 인쇄되어 있다.

 

근처에는 예쁜 집들이 많은데, 한번 페인트칠을 하면 그 집은 계속 같은 색의 칠을하게 되어있는 이곳은 블랙하우스와 화이트 하우스가 바로 옆에 있어 묘한 대조를이루며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다시 차로 이동하여 근처의 홉튼 하우스에 들른다. 에든버러 성이 있는 로열 마일 거리는 1마일의 거리로 왕의 침실과 거실의 거리가 1마일이라는 뜻인데, 홉튼 성이 있는 이곳은 정문에서 성까지의 거리가 수 마일은 되고 성주는 왕보다 더 넓은 영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근대화 과정에서 점차 쇠퇴하여 지금은 성을 헤리티지 재단에서 관리한다고 하니 영원한 부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차를 달려 스털링 성으로 간다. 이 성은 잉글랜드에 저항하는 스코틀랜드 저항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스코틀랜드의 비운의 여왕 메리가 어린 시절을 보냈고, 1543년 그녀의 대관식을 거행한 곳이다. ‘브레이브 하트영화를 감명 깊게 보았기에 성 안 저항의 역사를 봐야 했지만 오후의 일정으로 이 성의 관람은 생략하고 대신 월리스 기념관을 보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한다.

@로버트 부르스 동상이 지키는 스털링 성@ 월리스역의 맬 깁슨 / 전투에서 잉글랜드 군을 약올릴려고 엉덩이를 까고 보여주는 모습 (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 킬트 ' 치마 안에 속옷을 안 입는다 .가운데 사진 : @ 아마 과거 잉글랜드와 벌였던 전투에 대해 설명하는 것 같다 .

이동하는 길에는 유채밭과 보리밭이 각각 노란색과 초록색의 묘한 대조를 보이며 계속 펼쳐지고 있다.

브레이브 하트에서 월리스가 잉글랜드 대군을 격파했던 스털링 전투를 기념하기 위한 스털링의 기념탑으로 이동한다. 실제 전투에서는 외나무다리에서 긴 창을 이용해 진격해오는 잉글랜드 군을 무찔렀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평야에서 전투를 벌인다.

 

이 영화를 감독 주연한 맬 깁슨은 실제 스코틀랜드 혈통이며 영화에서 월리스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는 평이다. 월리스 기념관까지는 언덕길을 20분 정도 올라가야하며 버스도 다니지만 우리는 걸어서 올라간다. 기념탑의 꼭대기까지 올라가진 않았지만 눈 아래로 스털링 시가지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늦은 점심 식사 후 우리는 오늘의 중요 목적지인 글렌 이글 골프장(Gleneagles)으로 향한다. 글렌은 골짜기를 뜻한다고 하는데, 글렌 이글 골프장은 세계 100대 골프장 중에서도 탑의 위치에 있는 골프장이라고 하며 4대 메이저 대회중 하나인 라이더스 컵 대회가 2014년 이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9홀의 파3 무료 시설도 있고 드라이빙 레인지도 제대로 갖춰져 있다. 킹스 코스와 퀸스 코스, PGA Centenary Course, PGA Academy Course4개 코스가 갖춰져 있고 우리가 라운딩하는 킹스 코스는 각종대회가 열리는 주경기장이다.

 

프로 샵에서 기념품과 옷을 산 후 카트로 가서 캐디백을 싣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용 카트도 있지만 이는 경기 진행을 위한 진행자용으로 몇 대만 있고 거의 수종 1인 카트이다. 수동카트의 운전이 서툰 아내를 위해 전동 카트 하나와 수동 카트 세 개를 임대한다. 목사님이 카트 없이 백을 메고 라운딩하시겠다는 걸 간신히 말렸다.

 

@전동 카트는 상부 중앙의 버튼으로 속도와 동작을 제어한다.@친절한 진행요원이 그렌 이글 표시가 있는 나무 티를 한 주먹씩 주었다.@키보다 훨씬 높은 1번 홀 벙커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목사님/ 페어웨이 벙커는 좁고 깊다.

티 박스의 친절한 진행요원과 기념사진 한 장 찍고 킹스 코스 1번 홀 공략에 나선다.

한국 골프장과 달리 좁은 페어웨이와 그 바로 옆에는 무릎까지 오는 질긴 러프가 있어 정확한 샷을 하지 않으면 공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설사 찾았다고 하더라도 풀에 감겨 탈출하기 매우 어렵다.

큰아들은 가방에 있던 중고 볼을 거의 소진하는 가방 청소의 과정까지 갔고 나도 공을 다섯 개 정도 잃어버렸다. 스코틀랜드 특유의 바람도 자주 불어 만만치 않는 라운딩이지만 11번 홀 파3에서 온 그린 되었으나 홀과 약 10미터 떨어진 내 볼을 먼 퍼팅을 하여 버디로 성공시켰다. 기분이 매우 좋다(스코틀랜드의 명문 골프장들은 코스 내 각 홀마다 고유의 이름을 부여하고 있는데, 버디를 한 11번 홀의 경우 ‘Deil’s Creel’이란 홀 명이 있는데 악마의 낚시 바구니라는 의미이다). 골프 클럽이 한국에서 내가 사용하던 것보다 낡고 익숙하지 않지만 멋진 곳에서 멋진 라운딩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매우 좋다.

 

키 높이 이상의 벙커가 그린 주위에 포진되어 있는 특색이 있고 산책하는 사람들이페어웨이를 통과하며 걷기도 하고 어린 아이 들이 주변에서 뛰 놀기도 한다. 한국의골프장과는 다르게 무척 친화적인 모습이다. 네시 십 분에 시작한 라운딩은 840분 정도에 끝났다. 이곳 클럽하우스에는 사우나 시설과 개인별 샤워 시설들이 잘 준비되어 있지만 우리는 오늘의 일정을 조금이라도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최종 목적지인 피틀로크리(Pitlochry)로 향한다.

 

Perth를 통과한 우리는 피틀로크리에 저녁 930분경 도착했다. 호반의 도시인 이곳은 수자원 공사가 있고 양조장 사와 브레어사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사람 10명 중 7명이 관광객일 정도로 관광 도시이다. 식사를 할 식당을 찾았지만 대부분 문을 닫았고, 근처의 인도 식당이 문을 열어 이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1030분 경 호텔에 체크인을 한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늦은 외출이다.

 

오늘 하루는 아주 극적인 날이다. 새벽까지 몸 상태가 최악이었는데, 관광에 골프까지 했으니, 대단하다! 평소 헬스장에서 꾸준히 운동한 효과로 기본 체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이런 꽉 찬 하루의 강행군을 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 71일은 런던에서 기차로 에든버러로 이동하였고, 2일은 컨디션 난조로 하루 쉬었습니다.

스코틀랜드 일정은 에든버러에 계시는 목사님과 함께 했습니다

 

 

74() 미들랜드를 횡단하자

 

역사 속 영국의 오늘

1776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이 독립을 선언하다[미국 독립기념일].

1790 영국 측량학자 G. 에베레스트 태어나다(1866). 에베레스트산은 그의 이름을 기념해서 붙인 것이다.

 

아침 식사는 런던의 IBIS 호텔처럼 간단한 시리얼과 빵, 잼이 차려져 있어 간단한조식이거니 하고 먹고 있는데, 웨이트리스가 온다

커피 줄까?

그래!

블랙퍼스트 먹을 거니?(뭔 소리? 지금 먹고 있는데)

블랙퍼스트엔 뭐가 있는데?

베이컨과 계란.

돈 받니?

공짜.

4인분 줘!

 

손님이 많아서인지 20분 정도가 걸려 주방에서 네 접시 만들어 온다. 참 특이한 방식이네.

 

오늘은 미들랜드를 횡단하는 날이다. 미들랜드는 하일랜드와 로랜드의 중간지대이며 산림이 가장 우거져 있는 지역이다. 2차 대전 후 한국과 일본 그리고 스코틀랜드 3국이 나무를 가장 많이 심었는데 그중 이곳은 계획 적 식수로 나무 수종을 잘 선택하였고 15년 주기로 간벌을 하도록 계획하여 그대로 진행을 잘하고 있다.

동물들로부터 어린 나무를 보호하고 나무의 아래 부분에 줄기가 나서 성장이 더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야드 길이의 파이프를 나무 위로 꼽아 나무가 1야드 길이 이상 자라면 파이프를 분리한다고 한다.

 

우리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을 할 예정이다. 출발하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출발한지 20분 정도 걸려 블레어 아솔(Blair Atholl)에 도착했다. 블레어 성의 성주는 부근 지역 성주 중 군대를 가장 많이 보유했다(Blair Castle, 학생 2명 성인 3명 입장료 46파운드). 입구에는 굵은 참나무가 양옆으로 도열해 우리를 반긴다. 오크라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참나무는 상수리나무(수액이 많이 나온다.), 떡갈나무, 도토리나무, 체리나무(위스키 통으로 사용되며 붉고 단맛이 난다.), 유러피언 오크가 있으며 성경에 나오는 참나무는 상수리나무라고 한다.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는 다 참나무이며 은 진짜란 뜻이다.

 

성의 주 출입구의 방에서만 사진 촬영이 가능한데 우리는 설명을 듣지 못해 몇 개의 방을 사진 촬영 했는데 곧 제지를 받았다. 귀족들의 극도로 사치한 생활을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실이 있다. 7Kg이 넘는 파티복을 입고 있는 여인, 화려한 엔틱 가구, 다양한 총포류, 사슴뿔로 만든 의자와 샹데리아, 인장과 그리고 보석함, 양탄자로 꾸며진 방, 화려한 장신구와 악세세리가 있는 보석방, 나무의 줄기형태로 표시한 귀족 가계도가 전시되어 있는데 요즈음은 결혼식장이나 공원,산책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고 한다.

 

 

@ 사슴의 뿔을 소재로 한 다양한 가구가 많았다 .  의자 ,  샹데리아 ,  인장 ,  보석함까지 사슴의 뿔로 만들었는데 특히 의자는 무척 화려하다 .

성에서 나와 다음 간 행선지는 아버 펠디’(Aber Feldy)는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지만 스코틀랜드 국민 작가 로버트 번스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아름다운 마을이며 역사의 많은 일들을 간직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은 테이강의 하류지역으로 1730년대에 민자 유치로 만들어 당시 통행료를 징수하던 다리가 있다. 강 하류는 물이 얕아서 연어 낚시를 많이 하는 지역이다.

우리는 연어 낚싯대신 돌로 물수제비뜨기를 몇 번 시도했으나 잘되지 않는다. 돌다리 구경을 마치고 차로 돌아가는데 인심 좋은 여행객임을 간파한 청둥오리들이 모이를 달라고 몰려온다. 마침 아내가 아침 식사 때 가져온 비스킷이 있어 잘게 부숴 주었더니 신나게 머리를 쳐들며 서로 먹겠다고 아우성이다.

 

이곳 아버 펠디의 또 하나 유명한 곳은 물레방아 책방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물레방아 간에서는 로맨스가 많이 이루어진다는데 왜 그런지 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지금은 물레방아의 일부만 책방 안에 있고 1층은 서점, 2층은 갤러리로 활용되고 있는데 2층 갤러리 한쪽에 방명록이 있어 아내와 큰아들이 방명록을 적는다.

 

@스코틀랜드 화가 존 베라니(John Bellany, 사진의 오른쪽)과 그의 친구이며 시인인 죠지 부루스 (George Bruce)의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오른편 ‘북해의 여인’이라는 그림은 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의 물레방아를 보며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를 떠올린다. 가난했던 발명가 제임스 와트와 은행 거부 볼튼이 만나 영국의 산업을 혁명의 단계로 만들게 되는 산업혁명을 일으키며 세계사를 변화시키는 주요 사건이 되는데 영국(잉글랜드 은행)의 화폐 50파운드에는 와트와 볼튼 초상화가, 20파운드에는 국부론의 아담 스미스가 있고 10파운드에는 다윈이, 5파운드에는길드가 그려져 있으며 모든 화폐의 앞면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인쇄되어 있다. 올해 즉위 61주년인 여왕은 사업가 기질과 협상력이 탁월하여 그녀의 배에 역대 많은 수상들을 태워 협상을 했으며, 윈저 궁이 불타 재건할 때 의회에서 국민의 혈세로 왕궁을 재건하느니 왕 체제를 없애자고 했을 때 그녀는 자기 사비로 재건하겠다고 하고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받아 간단히 해결했다고 한다.

 

테이강의 최상류 지역인 Killin지역으로 이동하여 현 여왕의 어머니가 다녀갔다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주변 경관과 식당의 내부 장식이 멋져서 사진 몇 장을 찍는데 여행기의 표지 사진 후보로 손색이 없는 것 같다.

 

스테이크와 피쉬 엔 칩스를 시켰는데 스테이크의 고기가 좀 질긴 것 같아 목사님께 물어보니 이곳의 소들은 방목을 하여 운동량이 많아 그렇다면서 우리가 며칠 후 견학할 로열라크나 양조장 근처에서 아주 맛있는 스테이크를 선보인다고 오늘은 이 정도로 만족하라고 하신다.

 

식사 후 우리는 오글 계곡의 철교를 보러 간다. 해리포트 2편에서 해리포트 일행이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이곳 철교는 관광객을 위해 증기 기관차가 아직도 다니는 곳이며 하일랜드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여 주변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아내와 나는 이 멋진 장면을 위해 낭떠러지 끝 가까이 까지 가서 포즈를 취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사진 한 장 찍는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Loch Lomond이다. 이곳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며 풍광이 좋아 숀 코네리를 비롯한 많은 유명 인사들의 별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9년 북유럽 피오르 주변으로 펼쳐진 멋진 절경을 많이 본 우리 가족에겐 그저 그런 아름다운 자연 정도로 여겨진다. 멀리 보이는 산 정상의 바위 모습을 본 나는 라이언 킹이 앉아 있는 모습 같다고 하니 아내는 부처님이 하늘을 향해 합장을 하며 누워있는 모습 같다고 하는데 다른 이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오늘은 조금 일찍 숙소에 도착했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들르는 B&B(Bed and Breakfast)이다. 여장을 푼 후 우리는 바람이 많이 부는 해변가 길을 따라 걷기로 한다. 비구름이 금방 몰려올 것 같은 날씨여서 피하기 위해 근처의 공방에 들렸더니 큰 개 한마리가 나무 막대기를 던지면 주워 와서 장난을 치자고 한다.

2009년 프랑스 여행 때 현지인 민박집 정원에서도 이런 개가 있었는데, 장난치기를 좋아했다. 인근 펍에서 스코틀랜드인들의 동네 마을회관이나 사랑방 같은 분위기를 흠뻑 느끼며 우리도 여행 이야기와 영국 이야기를 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우리 방은 창으로 방금 보았던 바위가 보이는 방이다.

 

오늘은 모처럼 일찍 일기를 쓴다. 사흘 미룬 일기를 쓰는 중에 시간은 열시를 넘어가고 있는데 밖은 아직도 훤하지만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멀리 보이던 여러 모습의 바위에는 어느새 구름이 내려 앉아 형상을 알아 볼 수 없고 조금 더 지나면 구름이 더 내려와 강가까지 자욱할 것 같다.

 

7월5일 

 

역사 속 영국의 오늘

국민 보험법 실시에 의해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사회 보장제도 실현

 

B&B가 바로 길가에 있어 초저녁에는 차량이 달리는 소음이 좀 있더니 밤에는 조용한 적막이 흘러 비교적 잘 잘 수 있었다. 해변가의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 밤에는 기온도 많이 내려가 약간 추웠지만 목사님 댁에서 가져온 전기 패드를 허리 밑에 깔고 자니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아침 식사는 어제 체크해준 대로 영국식 아침 정식과 연어 정식을 개인별 접시에 주는데 내용이 좋았다.

 

오늘은 이곳에서 출발하여 북쪽 하일랜드를 거쳐 서쪽 하일랜드로 돌아가며 스코틀랜드의 멋진 산악 자연을 감상하고 포트 윌리암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유명한 해리포트 기차를 타고 두 시간정도 이동하여, 내일 스카이 섬을 가기 위한 페리가 출발하는 말레이그까지 가는 일정이다. 어제 모처럼 목적지에 일찍 도착하여 나흘 치 일기를 편안히 정리할 수 있었는데, 일기를 가급적 매일 정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목사님은 나에게 사업하는 사람이기보다는 교수나 목회자가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신다. 이참에 직업을 바꿔볼까? 아침 8시 반에 B&B 주인 총각과 사진 한 장 찍고 출발한다. 호텔의 경우 1파운드를 두고 나오면 되는데 B&B에서는 어떻게 할지 약간 고민하다 침대에 1파운드를 두고 나와서 목사님께 물어봤는데 우리 세 방을 합쳐 10파운드를 주인 총각에게 직접 주고 오셨다고 한다. 내일부터는 내가 그렇게 해야겠다.

 

이곳에서 하일랜드로 가는 도로는 터널이 없고 산등성이를 따라 올라갔다 내려가는 2차선 도로인데, 노르웨이 험한 산악의 헤어핀 도로와는 달리 비교적 완만하고 안전한 도로로 되어있다. 2009년 여행 때 노르웨이의 험한 도로를 경험한 우리 가족에게 하일랜드 도로란 우리나라의 도로보다는 많이 험한 도로이지만 여유를 가지고 자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하일랜드의 산들의 풍광도 훌륭하지만 노르웨이에 비하면 좀 여성적인 느낌인데, 그래도 과거에 이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자연과 싸우며 힘든 생활을 했으리라 짐작이 간다.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우리도 중간에 잠깐 멈추고 산을 올라가 약식으로 30분 정도 트래킹을 하였는데 기분도 상쾌하고 야호하고 소리 지르니 가슴이 탁 트인다.

하일랜드 약식 전망대는 많은 관광버스도 정차하여 멋진 모습을 구경하는 명소가 되었는데 이곳에서 햄버거와 커피를 파는 사람이 목사님을 알아보며 반가워한다. 우리는 목사님의 추천으로 사슴고기 샌드위치를 사려 했지만 재료가 떨어져서 햄버거와 핫초코를 사서 차안에서 가벼운 점심 식사를 한다. 높이 올라와서인지 바람도 더 강하게 불며 온도도 많이 내려가 제법 추운 느낌이다.

 

구름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보이는 산들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하고 가까이서 볼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블랙 마운틴이라 불리는 검게보이는 산은 산에 소프트 블라쉬 나무가 많아 그 나무의 색이 검어 그렇게 불리며, 세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사이좋게 있는 곳은 세자매봉이라고 불린다.

@ 세자매봉이지만 카메라의 각도 범위가 좁아 두 자매만 촬영 가능하다 .

겨울 산이라고 불리는 경사가 가파른 산은 사계절 차가운 느낌을 주는 산이라 그렇게 부른다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으스스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며 마치 암흑세계가 그곳에 있는 느낌이다.

 

하일랜드의 정점을 돌아 내려가는 곳에는 글렌코(Glencoe) 계곡이 있는데 이곳을 점령한 잉글랜드 인들은 스코틀랜드인을 강하게 통치하기 위해 169211일까지 윌리엄 3세에게 충성 서약을 하게 했는데, 행정관이 없어 서약을 못한 맥도널드 가문의 사람 37명을 시범 케이스로 학살한 장소이기도 하다. 글렌코 지역은 과거에는 채석장이 주 생활 무대였으나 폐광이 되면서 정부가 개입하여 관광과 휴양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대서양의 바닷물이 내륙 14마일까지 들어와서 산수가 수려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휴게소 근처에 화랑이 있어 들어갔더니 이곳 하일랜드 주변의 자연과 삶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많다. 사진 촬영은 안 된다하여 감상만 한다. 그림 값은 그 가치와 비교하면 싼 편인데 그래도 여행자에게는 다소 부담이 되며 가져갈 방법도 마땅치 않다. 오늘 우리가 본 하일랜드의 자연은 75일 하루만의 자연이지만 이 화랑 속의 자연은1년 중 여러 계절의 자연이 담겨져 있으며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동물들의 모습이 매우 정감 있게 표현되었다. 노르웨이에서 본 그림들은 자연과 싸워 이겨나가는 모습의 그림이 많았는데 이곳 화가들은 자연 속의 순박한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 앞머리가 장발이어 눈을 가린 소의 모습을 그린 그림, 산토끼 그림, 자연 속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그림들과 평온한 자연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 많다(화랑의 홈페이지 www.holroydgallery.co.uk 에 들어가면 작품 가격과 내용이 상세히 나온다).

 

이곳 사람들은 영어와 함께 고유의 게일어를 사용하고 있어 도로 표지판도 영어와 게일어를 같이 사용한다. 포트윌리엄에 예정보다 일찍 도착하여 마을 뒷동산에 올라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들의 모습을 보며 식욕이 동하여 우리도 사온 간단한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포트윌리엄 지역은 통일 전의 스코틀랜드를 지배하던 세 왕가 중 가장 강력했던 코민스 가문의 성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물속에 만들어진 이 성은 세월의 흐름으로 옛모습은 많이 상실되었지만 그 강력했던 통치에 비하면 좀 작은 규모의 성을 가졌던것 같다.

시간이 되어 230분에 이곳 포트윌리엄을 출발하여 중간에 GranfinnanArisaig를거쳐 최종 목적지인 Mallaig까지 왕복하는 이 증기 기관차를 이제는 다들 해리포트 기차라고 부르고 있다.

기차의 맨 앞에 ‘THE JACOBITE’라고 되어있어 이 기차가 자코바이트 난과 무슨 상관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하나의 추측이 가능하나 맞는지는 모르겠다. , 자코바이트 난은 스튜어트 왕가의 부활을 꿈꾸는 세력이 일으킨 난인데 과거로의 회기를 바란다는 뜻도 담겨있다. 초고속 열차 시대에 이 증기 기관차도 과거의 영광을 꿈꾸며 그 상징인 자코바이트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같다.

 

우리는 이 열차 1등석 좋은 자리를 예약하기 위해 4개월 전에 예약을 마쳤다. 우리의 4인용 좌석 바로 옆에는 2인 좌석에 나이든 정다운 부부가 손을 잡고 앉아서 와인 한 병을 두고 담소를 나누는데 내릴 때 까지 그 와인을 다 마시면서 끊임없이 대화하는 것 보니 앉으면 바로 졸리는 우리 입장에선 놀랍기만 한다. 기차가 출발하면서 ~ ~ ~ 하며 소리를 내는데 무척 정겹게 들린다. 어린 시절 많이 들었던 소리이기 때문이다. 철길 근처에서 병뚜껑과 못 같은 소품들을 철길 선로에 놓으면 기차가 지나가며 납작하게 눌려 주는데, 어린 시절 장난감이 없던 때 못은 썰매의 바닥에 사용하고 뚜껑은 딱지 대신 치기놀이 용품으로 많이 가져 놀았던 추억이 생각난다. 우리는 기차를 타고 목사님은 차를 가지고 목적지로 출발하는데 중간에 몇 번 차창 밖으로 목사님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며 어떤 곳에서는 우리를 위해 기차보다 미리 적절한 장소에 가서 기다리다 열차 속 우리의 사진을 찍어주시기도 한다. 참 다정다감하신 분이다.

 

차표를 검사하는 노인이 표를 확인하면서 매 좌석마다 간단하게 해리포트 이야기를 해 주면서 신나게 이야기한다. 이 기차를 타고 왕복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내일 스카이 섬을 가야하기에 말레이그에 내려 미리 예약했던 B&B에 도착하니 다섯시 정도 되었다.

 

1층에는 아들 방, 2층에 우리 부부 방과 목사님 방이 모두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어제의 B&B보다 좀 더 넓고 깔끔한 느낌이다. 짐 정리를 마치고 여러 전기 기구를 충전하기 위해 영국용 어댑터를 꼽았는데 벽의 콘센트 구멍이 납작하여 들어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가 준비한 어댑터를 잘 사용했는데 잘 안되어 주인 여자분에게 물었더니 날이 많이 납작한 어댑터를 서랍에서 꺼내준다. 중간 중간 점심과 간식을 먹은 탓에 다들 저녁은 생략하자고 하여 일찍 숙소에서 빨래와 자료 정리를 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7월6일

 

역사 속 영국의 오늘

1919년 영국의 비행선 ‘R34대서양 상공 최초로 횡단

 

아침은 어제처럼 스코티시 블랙퍼스트이다. 8시경 식당으로 내려가니 넉넉하게 생기신 주인이 아닌 예쁜 여사가 우리의 서빙을 한다. 손님이 많아서 친구를 불러온 것 같다. 호텔에서는 보통 약식 아침을 먹었는데 B&B에서는 이렇게 맘에드는 아침을 주니 앞으로의 일정에도 B&B가 많았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에는 오트밀로 만든 죽도 나왔는데 참 맛있다. 아내가 블랙푸딩을 먹는 모습을 본 목사님이 블랙 푸딩은 좀 짜니 버섯과 콩을 포크를 뒤집어 위에 같이 올려 먹으면 좋다고 하신다. 그러자 아내가 한입 먹으면서 포즈를 잡는다.

 

떠날 차비를 마치고 어제 목사님이 그랬던 것처럼 주인에게 내가 좋은 서비스를 해줘 고맙다5파운드를 건넸더니 좋아하신다. 기념으로 서빙하신 예쁜 여사와 사진 한 장 찍고 출발하려 하는데 주인이 급하게 나오면서 어제 우리가 사용하고 아침에 서랍 위에 두고 간 어댑터를 가지고 나오면서 앞으로도 많이 필요 할 테니 가져가라고 하신다. 너무 고마웠다. 땡큐 열 번!! (잉글랜드 지역의 배선기구는 날이 좀 굵은데 스코틀랜드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용하는 배선 기구는 좁고 가는 입구의 기구들이어서 이 어탭터를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스카이 섬은 카페리를 타고 이동하여 3박을 하면서 섬의 주요 장소를 관광하는 코스인데, 대부분의 스코틀랜드 여행자들이 들러 가는 필수코스이다. 현지 여행사에서는 네스 호와 하일랜드 그리고 스카이 섬 관광으로 23일 일정부터 56일 일정까지 다양하게 행사한다고 한다.

 

▲ 말레이그 페리 터미널 매표소를 찍다 함께 찍게 된 갈매기 ▼ 2009년 노르웨이 여행에서 여러번 카페리를 이용해서 이 장면이 기억에 스친다.

부두에서 배가 오길 기다렸다 11시경 차를 싣고 갑판에 올라 잠시 바다의 정취를 느끼는데 비가 온다. 스카이 섬 까지는 50분 정도 걸린다.

 

스카이 섬의 부두 Armadale에 도착하였다. 부근 중세 성의 자취를 보려고 했는데 비가 계속 내려 숙소가 있는 포트리(Portree)까지 계속 가기로 한다. 포트리 까지 가는 길은 민가는 전혀 없고 나무도 거의 없고 잡초마저 길게 자라지 못하는 일명 사막지대인데 포트리 근처에 가니 9홀 골프장이 보인다. 이곳 골프장에서 간단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 가족은 차에 두고 목사님과 둘이 들어갔는데 식사는 안된다고 한다. 필드를 바라보고 있으니 뭔가 아쉬운 마음에 우리 둘은 미적거리며 클럽하우스 내부를 구경하다 아침에 몇 시부터 라운딩 시작이냐고 물어본다. 830분에 출근하여 시작하는데 만약 그 전에 라운딩 하고 싶으면 하고 자기들 출근 후에요금을 지불해도 된다는데, 가족들 허락을 받을 수 있을까?

 

비가 계속오니 오늘 관광 일정은 늦은 오후로 미루기로 하고(해가 10시 까지 훤한 지역이니) 일찍 숙소를 찾는데 지금까지는 관광지의 구석구석을 네비게이션 없이도 잘 찾던 목사님도 이번 B&B의 위치를 몰라 애를 먹는다. 무선 와이파이도 잘 잡히지 않아 근처의 다른 B&B 몇 곳에 물어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도착하여 문을 노크하니 주인 할머니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놀란다. 숙소 정리를 거의 끝나는 중이었다고 한다. 미리 예약을 할 때 이 지역의 늘 가던 민박집 예약이 완료되어 이 집을 추천받았다고 하는데 별 네 개가 표시된 깨끗한 집이지만 숙박이 가능한 방이 이층에 두 개뿐이다. 노부부가 은퇴를 하고 심심풀이로 하신다고 하는데 깔끔함이 느껴지는 집이다. 숙박비를 한국에서 준비해온 백화점 상품권 봉투에 넣어서 드렸더니 아주 좋아하신다. 이 돈 가지고 쇼핑하러 가서 내일 아침에도 안 돌아올지 모르니 아침은 알아서 해결하라고 농담을 하신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오후 4시까지 휴식하기로 하고 모처럼 인터넷에 접속하여 여러소식들을 접하고 자료를 정리하니 4시가 되었는데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이번에 영국 와서 처음으로 날씨로 인한 장애를 받는 날이다. 이런 날도 있어야 우리도 휴식을 취하지 하는 편한 생각으로 이른 저녁을 먹으러 포트리 부두가의 식당으로 향한다.

@비 내리는 포트리 해변. 날씨가 맑으면 더 멋진 풍경 사진이 되겠는데 많이 아쉽다.

식당가로 가니 대부분의 식당이 5시부터 시작한다고 되어 있어 우리는 빗속을 거닐며 풍경이 좋은 지역을 거니는데 근처의 교회에서 자선 바자회를 열고 있다. 비도 피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할머니 두 분이 뜨개질을 하시면서 가게를 보신다. 제법 다양하고 실속 있는 여러 가지 수공예 제품과 중고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비가 와서 오는 손님이 없던 가게에 우리가 들어가 아내의 팔찌 몇 개를 골랐더니 할머니들이 즐거워하시면서 그 팔찌들은 93세의 할머니가 직접 만드신 거란다.

 

@자신은 포트리 고등학교에 다니는 17세의 학생이며 페루의 거리 청소년들을 위한 집짓기 행사에 내년 6월에 갈 예정인데 2주 정도 참가하기 위한 경비를 벌려고 이 니트 제품들을 바자에 내 놓았다는 이야기. 작은 감동이 밀려든다. 이소녀를 위해 할머니들께 비용의 일부를 드리지 못한 게 지금도 아쉽다.

두 분 중 한 할머니가 뜨개질 제품 코너에 가서 신데렐라 인형을 보여주는데 가난한 모습을 한 신데렐라 인형의 치마를 뒤집으니 또 하나의 화려한 신데렐라로 변신한다. 17세의 이곳 소녀가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해 페루로 갈려고 여비를 모으기 위해 작품을 내 놓았다고 한다. 목사님이 이 인형을 고르시기에 나는 목사님 딸 한나에게 내가 선물한다고 드렸더니 목사님도 좋아하신다.

 

몇 가지 물건들을 샀더니 할머니들은 기분이 좋아서 팔려고 내놓은 3.5파운드 하는 오늘 아침에 따온 딸기 한 팩을 그냥 먹으라고 한다. 이 교회는 스코틀랜드 교회 두 파 중 하나인 ‘Free Church’파의 교회라고 하는데 찬송가도 부르지 않고 기본 교리를 엄격히 지키며 찬송가 대신 시편을 낭송한다고 한다.

 

시간이 약간 남아 포트리 시내의 상점들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식당가로 향한다.

@비가와도 식을줄 모르는 끊임없이 솟아나는 아내의 쇼핑에 대한 열정!

홍합과 연어가 들어간 파스타 그리고 발은 게발인데 몸은 가재인 ‘Langoustine’(노르웨이 가재-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에서 산속의 깊은 강가에서 잡는 걸 본적이 있다.)을 시켰는데 점심을 건너뛴 뒤 먹는 식사인데다가 맛이 매우 좋아 손으로 요리를 발라가며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맛있는 식사를 한 것 같다.

 

@연어구이, 감자구이, 가재게찜, 홍합, 야채의 종합 세트! @창가에 전시되어 있는데 ‘Langoustine’을 잡는 어구인 것 같다.

혹시 다음에 가실 여행자를 위한 팁! 해변길 중간 정도에 있는 노란벽을 찾으면 된다.

 

 

77(): '서있는 노인바위로 등산하기

 

역사 속 영국의 오늘

1896 국제협동노동조합연맹, 영국에서 창립되다.

1980 영국, 세계 최초로 국제전송(電送)우편제도를 실시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화창하게 맑다. 기분 좋은 아침이다. 식당으로 내려가니 예쁘게 준비된 식탁이 보인다. 주인의 정성이 보이는 예쁜 식탁에는 작은 접시에 각자 먹을 과일이 있다. 감동이 밀려온다!

 

 

@창틀에 얹혀 진 하얀 옷을 입은 예쁜 인형들이 이 집 할머니의 깔끔함을 말해주는 것 같다.

지금까지 몇 B&B 다니지 못했지만, 아마 이 집처럼 깔끔하고 정성 가득한 집은 앞으로도 없을 듯하다. 작년까지 우수 민박 부문 별 3개였는데 올해 별 4개로 승급되었다고 한다. 난 주인에게 곧 별 5개 만점을 받을 거라고 말하니 좋아하신다.

 

이곳 스카이 섬에서 35년 살고 있고, 민박을 한지 18년 되는 인정 많은 할머니이다. 남편은 소방공무원 은퇴하였고 아들도 소방관이라 한다.민박집에서 일단 시내로 나간다.

@ 어제 저녁 식사를 한 식당은 분홍색 건물 왼쪽 옆의 노란색 식당이다 . @ 엽서에 있는 가을날의  ‘ 서있는 노인 ’  바위 사진 .@호수 속의 작은 섬에 있는 나무 한 그루 때문에 호수에 네스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포트리 시내의 경치를 잠깐 본 뒤 출발한 우리의 첫 목적지는 ‘Old man of storr(서있는 노인)’이라는 바위를 보러 가는 것이다. 차를 달려가니 먼 산에 보이는 큰 바위 옆에 몽땅 연필처럼 튀어나온 바위가 보이는데, 그 바위가 서있는 노인이라 불리는 바위라 한다. 그리 커 보이지 않고 등산을 해도 가까운 거리일 것 같은 느낌이어서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산으로 등산하기로 한다. 등산로를 올라가다 보니 왕복 4~5마일의 거리라는데 반쯤 올라가니 숨이 차고 몸이 

더워져서 등산복 상의를 벗고 다시 올라간다. 한 시간쯤 올라가니 눈앞에 자세한 모습이 나타난다.

 

@‘서있는 노인’ 바위와 호흡을 함께하고 바로 옆에서 찍은 사진

바위의 중간에는 두 개의 구멍이 있어 새들이 안식처로 사용하는 것 같다. 서 계신 노인을 위로하고자 목사님과 나는 추운 바람을 맞으며 가파른 마지막 경사길 50미터 정도를 더 올라가서 바위를 어루만지며 내려왔다. 등산이 늘 그렇듯이 올라갈 때 보다 내려가는 길이 더 힘든 것 같다. 둘째와 나는 서로를 의지하며 열심히 차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등산로 초입 부분이 예전에는 수목으로 울창했으나 계획적인 간벌로 흉하게 변한 것이 흠이다.

 

다음 목적지는 퀼트 락’(이곳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퀼트 옷처럼 바위에 가로 세로로 결 무늬가 생겨서 부르는 이름이다.)이라는 절벽으로 폭포가 흘러 대서양 바다로 내려가는 곳이다. 이곳에는 고생대에 공룡이 서식하였다는 간판과 공룡의 발자국이 있으며 절벽 난간에는 난간 보호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고정하는 파이프에 피리처럼 구멍을 뚫어 놓아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는 가로 세로로 홈이 난 바위에서 나오는 바람 지나는 소리와 이 난간의 소리가 고음을 내며 합창하듯 들리는데 아주 으스스한 소리로 들린다고 한다.

 

 

스카이 섬의 최북단 맥도날드 가문의 성을 보러가는 도중 점심을 먹기로 한다. 오늘이 일요일이어서 문을 연 식당이 없어 어제 사 둔 스낵으로 점심을 해결하려 했는데 가다보니 찻집이 나타난다.

@찻집 이름이 The small & cosy Teahouse라고 되어 있는데 오늘이 일요일이고 주변에 식당이 없어 대박이 났다.@각 스프마다 다른 꽃잎을 올려놓았다. 음식에 들어간 꽃은 다 먹을 수 있는 꽃이라 우긴 나는 꽃도 같이 먹었는데 쓴맛이 강하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니 우리처럼 우연히 들른 관광객들로 좁은 찻집이 매우 붐빈다. 주방 쪽 방에 음식 준비용 탁자가 있어 우리는 여기 앉아서 빨리 차 한 잔 마시고 갈께하며 자리를 차지하니 주인도 그러라 한다. 차 메뉴를 가져오는데 A4용지 열 장 정도의 리스트가 있다. 우리는 간단히 스프와 케익 두 조각 그리고 차를 시키고 찻집 안을 보니 대기자들이 줄을 서있다.

간단한 식사를 이곳에서 마치고 빨리 자리를 비켜주니 주인도 고맙다고 한다. 섬의 최북단에는 맥도날드 가문의 무너진 성 자취가 보이는데 관리가 안 되어 위험하여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섬의 끝이라는 분위기와 폐허된 성터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듯하다. 우리는 고급 여행자가 아니기에 우리는 잠시 머물다 이곳을 떠난다.

 

다음 목적지는 스카이 섬에서 제일 큰 항구 도시 우이그인데 제일 크다고 해도 우리나라 부두 하나의 규모도 안 되는 소규모의 부두이다. 목사님은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고 하시면서 물에 투영된 바위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는데, 더 이상 목사님의 비장의 장소가 아닌지 현지 여행사 투어 버스들이 이곳에 들른다. 스코틀랜드에서 이곳 스카이 섬과 하일랜드를 들르는 여행사는 timber bush tour, Mc packer’s, high land experience를 비롯하여 20여개의 여행사가 있는데 나도 목사님을 알기 전에 이 여행사들 중 한곳을 이용하여 이곳에 오려고 조사한 바 있다.

@현지의 경치를 카톡으로 한국에 전하고 있는 주부기자!@ 우이그의 현재 모습과 어느 가을 날 찍은 엽서 사진 한 장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스카이 섬에서 풍광이 제일 수려한 퀼란(Cuith-raing)’이란 지역이다. 목사님의 어린 딸이 이곳을 다녀갔는데 경치가 좋아 여기서 살고 싶다고 했단다.

이곳도 서있는 노인바위처럼 많은 관광객들이 트래킹을 하고 있다. 우리도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바위를 향해 30분 정도 산책을 하다 돌아온다. 보이는 풍경하나하나가 다 작품인데 자동카메라에 담아보니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못하다.

 

포트리로 돌아와 어제 비 때문에 구경하지 못했던 시내를 들러보고 어제의 맛있었던 음식점에 다시 들렀다.

 오늘의 식사도 좋은 편이다~@ 갈메기에게 모이를 주는 중국인 가족.

어제와는 약간의 종류가 다른 음식을 시켰는데 어제 본 종업원이 우리를 반갑게 반겨 우리를 아느냐? 하고 물었더니 어떻게 잊을 수 있냐?’고 착한 말을 한다. 오늘은 홍합과 연어 파스타, 비프스테이크와 닭고기를 시켰는데 역시 모두 맛있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 아이스크림 집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디저트를 하고 하나 포장해서 민박집 주인에게 드렸더니 좋아하신다. 방에 널은 빨래가 안 보여 찾고 있는데 여주인이 노크를 하며 햇볕이 좋아 빨래를 말렸다며 가져다 준다. 내일 아침에 꼭 같이사진 찍어야겠다

 

78() 환상의 등대, 환상의 식사

 

역사 속 영국의 오늘

1967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영국 배우 비비안 리 사망

 

오늘도 아침에 정성이 가득한 아침식사를 즐긴다. 식탁의 그릇 하나하나와 차려진 기본 차림새 자체가 깔끔함 그 자체이다. 냅킨도 종이가 아닌 손수건만한 하얀 린넨을 두었고, 개개인의 식사 접시를 데워서 가져오는데 정성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집을 나서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아쉬워하며 따라 나온다. 특별히 할머니는 나와 말도 잘 통하고 영어도 내가 알아듣기 쉽게 표현해 주어서 편하게 느껴졌다.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영국인인데 당연히 알지 하셔서 내가 느끼기에 당신들 부부의 젊었을 때 모습이 그 소설 남녀주인공 디아시리즈와 같았을 거라고 말했더니 좋아하신다(할머니의 이름도 리즈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다른 이름). 할머니는 영국에서 제일 큰 섬이며 이곳 스카이 섬에서 바로 보이는 루이스 섬 출신이고, 할아버지는 이곳 스카이 섬 출신인데 평소 할아버지는 깡 촌에사는 당신을 내가 구제해줬어하며 말한단다.

아쉬운 작별을 하고 우리의 첫 방문지는 할머니가 추천해 주신 양모와 양피 제작 공장인데 산골이라 네비가 안 되어 근처를 맴돌다 포기하고 당초 계획했던 맥도날드가의 본거지 던 베건(Dunvegan) 성으로 간다. 이 성에는 맥도날드 가문이 1400년 이상 살고 있는데 잘 가꾸어진 정원과 보존이 잘된 성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정원은 water garden, Woodland garden, Round garden, Garden Museum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양한 식물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신선한 향을 선사하고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간혹 미찌라고 하는 날 파리보다 작은 하루살이가 얼굴 주위로 날아와 귀찮게 한다(미찌에게 물리면 모기에게 물린 것처럼 피부가 가렵고 상처가 오래간다).

 

▲ 나무가 독특하게 생겨 이름을 보니 ‘Monkey Puzzle Tree’라고 되어있다.

성의 무료 안내 투어는 11시부터 시작되는데 내부에서 사진촬영은 안 된다. 현재도 사용 중인 이 성의 3층은 비공개로 되어 있고 이 성의 1, 2층만 개방되어 있는데 내부에서는 1300년 된 이 성의 깃발 원본(Fairy Flag)을 볼 수 있었고, 역대 성주들의 초상화, 특히 ‘The Red Man’이라 불리며 붉은 계통의 옷을 입은 가장 번성했던 시절의 22Mac Leod 성주의 초상화에는 위풍당당하고 멋진 성주가 그려져 있었다.

이곳의 성주가 되면 던 베건 컵에 위스키를 넣어 마시던 풍습이 있었는데 소뿔로 된 큰 잔으로 대체되어 그 풍습이 계속 내려오고 있다. 29대 성주는 위스키가 두 병 들어가는 이 잔의 위스키를 150초 만에 마시는 기록을 가졌다고 한다.

소설 달과 육 펜스로 알려진 육 펜스 주화도 볼 수 있었다. 그 외에 주방에선 절구통과 맷돌(Rotary Quern)도 보이고, 이 성의 밝은 면과 달리 죄수를 가두는 지하 감옥도 있었다.

 

@이 성의 작은 박물관 내부에 있는 옛 사진.

 

@ 엽서에 담긴 어느 가을날의 성

오늘 점심은 간단히 먹기로 하고 이곳의 카페에서 케익 몇 조각과 스프를 먹는다. 점심을 간단히 하는 이유는 저녁의 멋진 식사가 우리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식당은 three chimny’s 라는 이곳의 명문 식당인데, 목사님이 과거 세 번의 예약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이번에는 어제 민박집 할머니를 통해 먼저 정중히 예약 의뢰를 하니 이메일로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 예약이 가능함을 통보받아 저녁 식사에 대한 기대가 무척 높다.

 

바닷물이 빠져서 생긴 또 하나의 작은 섬과 이 스카이 섬이 연결된 코랄 비치의 1.1마일의 바닷가 길을 산책을 하니 해변이 아름다워서인지 가족 단위의 산책객들과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온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집에 있는 딸 한나 생각이 나시는 것같다.@  보통 소보다 몇 배 큰 소 두마리 .

할머니가 추천해 주신 또 하나의 장소 ‘Red roof cafe’를 찾아 나선다. 지도에도 표시 안 된 작은 산길에 위치한 이 카페는 정말 지붕이 빨간 색으로 칠해져 있다. 들어가서 이곳 주인에게 이집이 왜 유명한지 세 가지만 말해 달라고 했더니 화랑을 겸한 카페여서 인기가 있고, 카푸치노를 비롯한 차의 맛이 좋고, 주인의 마음씨가 좋다고 자랑한다. 우리 일행은 나온 빵과 차를 나름 여유롭게 마시고 일어나는데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들어온 뒤에 앉은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앉아있다. 아직도 커피의 거품이 그대로다.

 

@ 카페는 좌석  5 개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  그림 전시 내용이 알차보인다 .  차와 같이 먹은 둥근 빵은  ‘ 스콘 ’ 으로 영국인들이 차를 마실때 먹는 대표적인 빵이다 .

오늘의 마지막 관광지는 네이스트 포인트 등대(Neist Point Lighthouse)이다. 등대로 가는 길목에는 야생 방사한 닭의 계란과 오리 알을 파는 무인 간이 가판대도 보인다. 등대 주변의 언덕에 도착하니 안개가 자욱하여 등대가 안 보일 정도이다.

우리는 곧 안개가 그치길 바라면서 등대가 잘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는데 잔디 사이 군데군데 있는 습지를 제대로 보지 못한 나는 왼쪽 발이 푹 빠져 버렸다. 통풍성이 좋은 운동화여서 금방 양말과 발이 젖었다. 이 멋진 곳에서 골프 드라이브 샷을 날려보자고 목사님이 제안하시고 다시 차로 가서 드라이브를 가져오시는 동안 안개가 걷히며 멋진 풍경이 나타난다. 스카이 섬 관광 마지막 날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듯하다. 우리는 이 멋진 곳에서 목사님의 멋진 아이디어로 각자 바다를 향해 오백야드 날아가는 티샷을 해본다. 멋지고 오래 남을 추억이 될 것 같다.

 

@ 에든버러 대회에서 우승을 두 번한 목사님의 시원한 샷 !@등대 유리창을 깰 장타를 날릴 것 같다! 그러나 등대까지 거리는 2Km 이상이다.

 

@아주머니 거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괜찮아요, 이 느낌 아니까~~@거기서 이러시면 위험해요!! 바다 새집을 보겠다고 무리하시네.

이왕 이 멋진 곳에 왔으니 등대까지 가보자고 의견 통일이 되어 등대를 향해 산책을 하는데 한눈에 봐도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나중에 힘들게 올라올 생각을 하니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었지만 내려가서 보니 멋진 등대의 모습과 절벽에 둥지를 튼 갈매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고 올라오는 길이 힘들어도 목사님의 인생에 대한 철학과 종교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차를 주차한 곳으로 돌아왔다.

 

저녁식사 장소인 three chimny’s에 도착하니 예약한 시간보다 좀 일찍 도착하여 주변의 민속 박물관과 어촌 마을 구경을 한 후 식당에 들어서니 여느 다른 식당보다 다르게 조금 어두우면서 정돈된 느낌의 내부가 보인다.

 

@ 근처의 간이 민속 박물관과 쟁기

 

 

종업원들의 교육이 아주 잘 되어있다! @ 고급 인테리어 시설 공사에 사용하곤 했던 화장실의 누드타입 세면기 수전

전 종업원들이 미소 띤 얼굴에 정장을 갖춰 입은 미남미녀들이고 내부의 분위기는 은은하고 부드러웠으며, 규모가 크지 않지만 내부의 벽을 이용한 자연스런 파티션으로 프라이버시가 적절히 유지되는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게 되어있다.

 

@본 식사전 가볍게 즐기는 스낵도 맛이 특이하다!@굴을 포함한 해산물은 신선하였고 곁들인 독특한 소스는 조화가 좋았으며, 육류는 육즙이 풍부한 최상등급 부위를 구운 것 같다. 여기서도 발은 게발인데 몸은 가재인 ‘Langoustine요리가 나왔다!@부드러운 초코 케익에 포크로 구멍을 낸 후 뜨거운 초코 시럽을 부어서 넣고 찬 아이스크림과 같이 먹는 디저트, 8가지의 맛이 다른 치즈 조각, 아이스크림과 스틱 과자, 식사 중과 종료 시 나온 레몬 즙 낸 손 씻는 물과 수건. 모든 메뉴가 다 황홀했던 건 아니다. 디저트로 나온 치즈 중의 일부는 비린 산양 치즈이어서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고급 인테리어 시설 공사에 사용하곤 했던 화장실의 누드타입 세면기 수전

음식 값은 다소 비싼 편이지만 언제 이런 곳에서 식사를 해보겠냐고 생각하고 가족과 목사님과 함께 정말 추억에 남을 식사를 한 것 같다. 목사님은 모 방송국 기자와 그 부모를 모시고 이곳 스카이 섬에 와서 이 집을 예약 못했던 이야기를 하시면서 오늘의 이 식사 자리에 좋은 의미를 부여하신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세계 50위권 이내의 레스토랑에 이 집이 올라와있다고 한다. 그런 순위 정하는 사이트가 있는지 확실치 않지만 기분은 좋다.

 

아내는 와인을 두 잔이나 마시며 행복해 하고 목사님은 내가 미처 알아듣지 못한 메뉴와 음식에 대한 설명을 잘 전달해 주신다. 두 시간 정도 걸린 이번 식사는 아들들도 대만족하고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미각을 많이 느끼고 활용했다고 한다.

 

필력이 딸려 오늘 먹은 식사의 내용을 미식가들처럼 화려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우리 모두를 맛으로 감동시키며 환한 미소를 짓고 나오게 했으니 이 또한 작은 행복아닌가? 현지에서 구하기 편리한 재료를 사용하여 한국인인 우리를 포함한 세계인에게 맛있는 미각을 선사한다는 것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오면서간판을 보니 음식점 평가 등급에서 별이 다섯 개이다! 모 침대 선전처럼 별이 다섯개! 식사를 마친 후 예약한 숙소까지는 한 시간 20분 걸리는 먼 길이지만 도중에 석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잠시 쉬기도 한다.

 

오늘의 숙소는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B&B와는 달리 잠만 자는 ‘flat’이다. 다세대 주택에서 빈 집을 여행객에 제공하는 형태로 기본적으로 아침은 제공되지 않아 b&b와는 다르다. 늪에 빠졌던 신발과 양말 세탁을 하고 짐 정리를 하니 열두시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