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강의이야기/독후감

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지음)

매직랜즈 2021. 2. 2. 15:28

2018년 1월에 읽은 글이다.

 

작년 지인이 이 책을 소개해주기 전까지는 죄송하게도 이 책의 저자 김형석님은 잘 모르는 분이었고 책을 접하고서야 우리나라 철학계의 거두임을 알게 되었다. 내 무식의 결과이다. 책에서 소개된 그의 친구인 안병욱님은 잘 알려진 분인데 이 분은 왜 잘 알려지지 않았나하고 책을 읽어보니 외부에 강연 등은 많이 하시지만 권력이나 명예를 쫒아가지 않은 분이어서 그런 점도 있는 것 같다. 작년 하반기에 이 책을 샀는데, 게으르다 보니 읽기를 미뤘고 책상위에서 몇 개월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년 말 책 추천 공지를 보고 이 책을 추천하여 비로소 이번 달에 읽게 되었다.

 

저자 김형석님은 1920년 생으로 평안남도 출신이다. 나의 아버지께서 1919년생인데 돌아가신지 20년이 지나가는데 이 분은 곧 100세를 바라보시니 무척 부럽다. 일제 치하에 이북에서 태어나 식민지 생활을 경험했고 해방이 되어 남과 북으로 갈라지자 탈북을 하여 어머니와 6남매의 가장으로 전쟁의 시기와 중흥의 시기를 겪는 근대화 과정의 산증인이신 분이다. 그런 역사의 수레를 몸소 겪으셨기에 국가의 소중함과 어떻게 애국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 노력하신 분이다.

 

이젠 평범한 사람들이 100세를 살아가는 시대이다. 사회가 급격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여 체계적으로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이 많이 부족하지만 100세 시대의 인생관, 살아가는 방법 들이 많이 알려져야 할 시기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100세 시대에 대한 지침서라 할 만하다. 저자에게 궁금한 것이 많다. 지금 자녀들과 함께 사는지?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여러 인생살이에 대해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하고 싶다.

 

내가 성장해온 시기에선 인간은 70이 넘어서면 죽음을 기다리는 시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경제가 성장하고 생명의 비밀이 하나씩 풀어가짐에 따라 백세 시대가 자연스레 회자되었고 우리 시대나 그 이후 세대는 당연히 100세 시대를 사는 것으로 생각되어져 수명은 많이 늘어졌지만 사회의 시스템이나 인식은 100세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인생의 황금기는 60~75세 라고 되어있고 현재의 사회 시스템은 60이면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체계이다. (그나마 정년이 55세에서 60세로 바뀐 지 오래되지 않았다) 나도 빨리 인식을 바꾸어 제2의 전공을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은 시기가 지금이라는 생각으로 뭔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싶다. 새로운 학문 증진을 위해 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하여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거나 새로운 취미활동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회화 공부를 하여 좋은 그림 몇 점을 세상에 남겨 보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햄릿형이라 아직도 결심이 구체적이지 않고 맴돌기만 한다.

 

뜻대로 안 되는 자녀 교육편에서는 자신의 자녀들이 잘 된 이야기를 자랑한다. 부럽지만 그의 공과이지 내 공과는 아니기에 있는 사실만 인식한다.

 

이 책의 중요 내용을 추려 보았다.

- 우리나라의 50대 이상도 꼭 독서를 생활화하여 후대에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에서 행복한 것을 누리라

- 내가 기업인이라면 내가 개인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재산과 사회적 책임을 담당할 수 있는 공적인 재산의 경계를 확실히 할 것이다.

- 열린 마음과 섬기려는 뜻이 있는 사람, 자녀들을 진심으로 위해주는 부부는 그 자녀들에 대한 의무와 책임 때문에도 남편과 아내의 도리를 져버릴 수는 없는 것이 인생이다.

-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씩 타고난 장점이 있다. 늦게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해온 일들보다 더 큰 행복과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 대외적으로 내놓을 감투가 없고 뒤따르는 명예도 없지만 일을 남겼으니 감사하다.

- 인생의 황금기는 60에서 75: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 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 80세에 접어들면 노년기라 할 수 있고 노인의 평가 기준이 되는 나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일찍 성장을 포기하는 젊은 늙은이가 많아 안타깝다. 인생에서 50에서 80까지는 단절되지 않은 한 기간으로 보아야 한다. 2의 마라톤을 달리는 각오로 재출발해야 한다.

- 늙은 사람에게는 생활 자체가 운동을 동반하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은 상호작용을 한다. 50쯤 되었을 때 좋은 가정의를 정하고 건강에 관해 얘기를 나누자.

- 노년기에 필요한 지혜는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해서 지식을 넓혀가는 일이다. 그리고 모범을 보여주는 책임이다.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지 인간적 대우와 인격적 평가를 주고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내가 푸대접 받았어도 상대방을 대접할 수 있는 인품, 모두의 인격을 고귀하게 대해줄 수 있는 교양, 그 이상의 자기 수양은 없다.

- 사랑하고 위해주는 마음이 있으면 실수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 된다.

- 표정은 밝게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반성해보라. 나부터 친절하고 고마운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 자신을 위한 책임이다.

 

어제 본 예능 프로그램에서 평범한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귀에 맴돈다. 배려하는 것은 저축과 같다. 배려하는 마음으로 평소 조금씩 양보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또 사랑으로 가족과 이웃을 대한다면 이런 정신이 저자의 사랑에 대한 설명 즉,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는 것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살아오면서 느낀 나름대로의 나의 철학은 뿌린 데로 거둔다.’이다. 나는 아들의 결혼식에서 중용의 예를 들어가며 배려를 많이 강조했는데 나름 배려심을 바탕으로 사회에 가정에서 노력해 왔기에 이만큼 성장했다고 느끼지만 부족한 점도 많다. 특히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적대감이 오래 앙금으로 남아있는데 혜민 스님의 말처럼 빨리 용서한 다음 마음에서 쫒아내 버려야하는데 수양이 덜되 그렇지 못하다. 이 책을 읽으며 좀 더 지혜로워져야 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