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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Steve Jobs ( 월트 아이작슨 저 )

매직랜즈 2021. 2. 22. 13:52

2012년 1월에 읽은 글이다.

 

작년 10월 스티브 잡스가 타계하고 나서 그의 전기를 꼭 읽고 싶었는데, 기업은행 문래동 지점장이 책을 선물해 주었다.

책의 두께가 두꺼워 보였지만, 나의 읽고자 하는 열망 앞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번 정독을 하고 독후감을 쓰기 위해서 다시 인문학 고전을 읽듯이 읽어 나가니 처음 읽을 때와 두 번째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잡스가 나와 비슷한 연배여서 그런지, 워낙 빼어난 인재라고 매스컴에서 추천을 많이 해서 인지 무척 그에 대해 알고 싶었었다. 책을 두 번 읽고, 또 줄거리를 다시 정리하고 난 후 독후감을 쓰는 시점에서 과연 잡스는 어떤 인물이며, 영웅인지 그냥 혁신에 성공한 기업가인지, 그의 경영 철학이 현재 많은 기업의 CEO들이 행하는 경영 이념과 얼마나 맞고 틀리는지, 특히 IT산업에서 그가 강력히 주장하는 앤드 투 앤드 솔루션과 개방, 공유를 주장하는 많은 기업들의 이념 중 어느 것이 맞고 틀리는지, 아니면 어떤 부분에서는 통제적 솔루션이 맞고 어떤 부분에서는 개방이 맞는지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 인거 같다.

 

그의 앤드 투 앤드 솔루션의 이념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전체를 하나의 회사가 개발하고 관리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기술의 혁신과 회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잡스의 지론이다. 한편 마이크로 소프트로 대변되는 공유와 개방 이념은 기술의 세계는 성장 가능성이 무한대여서 한 가지 시스템을 심화해 나가는 것도 많은 인력의 협조와 참여로 가능하기에 참여, 공유, 개방이 되지 않으면 진정한 기술의 혁신은 없다는 게 이 이론의 요점이다. 현대 기술의 발달이 생물학과 인문학, 그리고 과학이 어우러지는 통섭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어 얼핏 잡스의 지론이 맞는 측면도 있지만 100% 한쪽 이론만 맞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잡스의 통합 이론은 아이팟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 되었다. MP3 플레이어는 우리나라의 아이리버가 가장 먼저 개발하여 외관의 디자인이나 가격 등에서 뛰어나,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음원 산업에 대한 뒷받침 부족으로 그 선두 자리는 바로 애플에게 양보하고 말았다. 애플은 하드웨어에서도 상당히 노력 했지만, 다운로드되는 음원의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 아이튠스라는 음원 거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많은 음원 개발자를 참여시킴으로써 MP3플레이어 시장을 거의 독점하게 된 것이다. 이 일련의 현상을 보면 통합이론이 절대적으로 맞는것 같지만, 스마트폰에서의 2라운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양상을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절대 강자로 군림할 거라고 생각했던 아이폰은 콘텐츠의 보유로 함께 폐쇄적 시스템으로 우위를 차지하지만, 삼성전자 등의 안드로이드 진영의 도전으로 절대 우위를 보이지 못하며 대등하거나 오히려 약간 부족한 측면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잡스는 분노하여 그와 애플의 400억불 모두를 소송에 걸어서라도 안드로이드를 파멸시키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컴퓨터의 운용 체계는 여전히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 시스템이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부문에서도 여전히 애플은 많은 경쟁업체들과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어쨌거나 잡스라는 불세출의 영웅이 있어 애플과 그의 폐쇄적 앤드 투 앤드 솔루션은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부모에게서 버려지고 어느 가정에 입양되었다는 사실이 그의 인격 형성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거 같다. 특히 그의 현실 왜곡장적인 성격은 입양된 걸 인식하면서 형성된 부분인거라고 생각된다. 잡스의 성장 시기에는 베트남전에서 수많은 젊은이가 죽어가면서 강한 히프 정신이 미국 문화를 점령 해 나가던 시기여서 선의 추구와 LSD를 경험한 잡스는 밝고 건전한 사고가 아닌 그의 특유의 고집과 식생활등으로 자기 자신의 울타리를 만들어가며 마치 마키아밸리의 군주론에서 군주가 갖추어야 할 사악한 덕목 (? )들을 갖추어 나가는듯하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에서 성장 하면서 주변 친구들의 아버지들이 전자 공학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자연스레 주변에서 그들이 해오는 일이나 실험들을 곁에서 보면서 전자 공학을 가까이 하게 되고 그것이 그의 인생 진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거 같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며, 그의 성공과 혁신의 원동력을 제공해 준 사람을 두 사람만 말하라면 첫째는 스티브 워즈니악과의 만남, 둘째는 픽사의 죤 래시터와의 만남을 들 수가 있을 것 같다. 잡스의 성공과 혁신은 이 두 사람의 발명가적인 창의력과 예술적 능력을 발판으로 하여 그의 열정과 노력이 더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홈스테드 고등학교 5년 선후배 사이인 그들은 1975홈블루라는 클럽에서 같이 활동했는데, 아타리의 부시넬 부사장이 제안한 벽돌 깨기 프로그램을 워즈와 같이 만들면서 두 사람은 친분은 형성되기 시작한다. 내향적이고 창의적인 워즈와 사업가적인 기질과 배짱이 있는 잡스의 만남은 워즈의 천재성을 감지한 잡스의 요청으로 결국 애플의 창업으로 이어졌고, 일련의 제품들을 생산하면서 잡스는 사업가로서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한편 자신이 일군 애플에서, 자신이 스카웃한 스컬리 사장에게서 추방을 통보받아 분노와 좌절을 겪고 있던 잡스는 우연히 알게 된 픽사에 투자하면서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뛰어난 죤 래시터를 만나면서 그의 탁월한 예술적 재능 덕분에 디즈니와의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결국 협상을 통해 픽사를 디즈니에 넘기면서 막대한 부를 누리며 자신감도 함께 회복한다. 그의 인생에서 이 두 사람이 없었다면 잡스의 인생은 평범한 엔지니어의 길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이 두 사람과의 만남이 잡스의 성공을 이루는 근간이 되었다면, 그의 혁신을 일굴 수 있게 경쟁의식을 자극시켜 발전 해 나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 사람이나 기업은 여럿이다.

첫 번째로 IBM을 말할 수 있다. 1982년 애플II28만대, IBM의 클론이 24만대 팔렸으나 1983년에는 역전되어 애플이 42만대 IBM130만대를 판매한다. 이에 자극을 받은 잡스는 1984년 이라는 전설적인 광고를 만들어 내며 공룡 IBM에 맞서 싸우는 애플이라는 전략으로 도약한다.

 

두 번째는 마이크로 소프트와의 싸움이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먼저 시작한 애플이 소프트웨어에서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으나, 본격적으로 윈도우 프로그램을 개발한 게이츠는 ‘95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운영체계라는 말을 들으며 애플을 추월한다. 두 동갑내기 CEO들 간의 경쟁은 서로에게 더 발전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다.

 

세 번째는 디즈니사이다. ‘픽사를 인수할 당시 디즈니에 유리한 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던 픽사는 래시터이하 직원들의 창의적인 노력으로 애니매이션 산업계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연속으로 올리게 되며, 결국은 디즈니와 대등한 관계가 되고 디즈니와의 합병으로 잡스는 디즈니의 최대 지주가 된다.

 

네 번째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에 맞서 스마트폰 시장을 먼저 선점하여 획기적인 판매 기록을 올리는 아이폰 개발을 들 수 있다.

 

무엇이 잡스를 56세의 젊은 나이에 죽음으로 이끌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책의 내용에 의하면 ‘95년 애플로 돌아오면서 픽사와 애플을 오간 바쁜 나날들 중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에 파묻혀 살았던 게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되어 있지만, 그의 지나친 집념과 통제적 성격으로 권한을 적절히 아래로 위임을 하지 못하고 앤드 투 앤드 솔루션의 철학처럼 본인도 많은 부분을 스스로 다 챙겨 볼려고 하여 스트레스를 자처한 격이 된 거 같다. 더구나 200310월 췌장에 문제가 생긴 걸 안 의료진이 수술을 권유했으나, 9개월간이나 미루다가 수술을 미룬 것도 그의 몸에서 암이 자라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 거 같다.

 

30여년의 짦은 기간에 애플을 위대한 기업으로 만든 그의 능력은 정말 에디슨의 발명만큼이나 후세에 칭송을 들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재적인 그의 현실 왜곡장적인 성격으로 부하 직원들이 능력을 100% 이상 발휘하게 만들며 이분법 적으로 우수한 직원과 쓸모없는 직원으로 나누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애플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게 된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해마다 우수 사원들에 대한 워크샾을 실시하여 그들의 제안을 검토하여 신성장 동력으로 발굴해 나가는 과정도 독특하며 새롭다.

 

끝으로 애플이 잡스의 바람처럼 영속성 있는 기업이 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져본다 알 수 없다. 주가변동, 급변하는 경제 질서 등의 변수가 많다. 그러나 현재는 잡스의 희생과 노력 ,열정으로 위대한 기업의 반열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 애플은 그의 빠른 죽음이 헛되지 않게 더욱 변화를 주어 영속성 있는 기업으로 생존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럴려면 끊임없이 지식이 유입되고 활발한 토의가 이루어지며, 회사의 보다 적극적인 변화를 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운영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와 역자가 IT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서 전반적인 IT시장 판도의 변화와 잡스의 관계 등은 표현이 좀 미흡한 면이 있었지만, 잡스의 전기답게 그의 있는 진면목을 보여준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에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