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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집요 ( 聖學輯要 )

매직랜즈 2021. 2. 23. 14:22

2012년 작성한 글이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부피가 만만치 않음에 놀랐고, 이이 선생의 철학을 집대성한 이 책을 한 달 만에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마치 내가 천재임을 인정하는 것 같은 건방진 일임을 알았다. 대 성현이 일생을 연구하고 닦은 학문을 2년여의 기간 동안 두문불출하여 정리한 내용의 이 책을 한 달 만에 읽고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아마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더라도 최소한 한 학기분의 내용이 될 터인데, 어리석은 도전인줄 알지만 수박 겉이라도 단단히 살펴보자는 심정으로 읽어 보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 어차피 한 달 만에 읽어야 하는 우리 회사의 시스템에서 내용의 100% 이해는 불가능하니 나름 최대한 책을 이해 하고자 노력하였고 책을 받아든 4월 초부터 4월 말 까지 조금씩 꾸준히 읽어 나가면서 각 단원을 읽고 바로 내용 정리를 하여 그 뜻을 이해하고자 노력하였다. 사실 책의 내용이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알고 있는 자기 수양, 윤리, 도덕, 배움의 자세, 대인 관계 등에 대해서 서술한 것이어서 일견 이해되기 쉬운 면도 있었지만, 확실한 이론과 경험으로 무장된 이이선생 자신의 모든 학문을 이 책 한 권에 집대성 했다는 것이 무척 존경스럽고 왕에게 감히 충언을 한다면서 잘 잘못을 지적하고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그의 꿋꿋하고 충성스런 모습을 보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작년에 읽었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생각이 났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이이의 성학집요를 비교 분석해보고 싶은 생각이 나서 책을 다 일고 난 후 독후감을 쓰면서 두 사람의 주요 사상과 내용을 나름 정리해 보았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이이의 성학 집요

연대

1469~1527

1536~1584

1532년 군주론 펴냄 ( 20년 집필 )

1575년 선조8년에 성학집요 펴냄 ( 2년 집필 )

근본 사상

성악설

성선설

왕의 정치 이념

힘으로 복종시키는 패도 정치

修身齊家 治國 平天下를 하는 왕도 정치

저술 목적

이탈리아의 통일과 자신의 복권

왕의 수양을 통한 이상적 군주 국가 건설

통치

 

어질고 현명한 신하를 곁에 두고 믿고 맡김

군대

 

10만 양병설

 

 

 

한 마디로 말해서 이이의 성학집요가 그 내용의 형이상학적인 사상이 있다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형이하학적인 내용인 것 같다. 군주론을 읽을 때 그 내용이 딱딱하고 엄청 읽기 힘들었는데 지금 성학집요와 비교해 보니 그 내용이 무척 단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독서 능력이 그 사이 진보된 것일까? 그것 보다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입시 위주의 학교 공부를 하면서 책 제목이라도 알고 있었는데 이이의 성학집요는 군주론보다 훨씬 이후에 그 책의 존재를 알게 되어 지금 생각하니 무척 부끄럽고 우리의 교육 체계도 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주론이 수박 껍질을 핥아보는 사상이라면 성학집요는 수박이라는 과일의 속을 분석해 볼 수 있게 최소한 껍질을 제거한 인문학 고전을 접하는 방법과 접하는 자세, 기본 마음가짐에 대해 자세한 지침을 내려준 학문이어서 두 책의 차이는 무척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다른 인문학 고전을 읽기 전에 이이의 성학집요를 읽게 되어 다행이다. 책 내용에 보면 각 인문학 고전을 어떻게 읽어야 하며 무었을 먼저 읽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소학을 먼저 일고 대학, 논어, 맹자, 중용의 순으로 읽으라고 되어 있는데 그 중 제일 나중에 읽어야 할 중용이 다른 책보다 먼저 올해의 독서 목록에 들어있어 약간 걱정도 되지만, 전체적인 인문학 우리 고전의 순서에 대해서는 파악된 느낌이다.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수신제가치국 평천하 즉, 먼저 나 자신을 수양하고 그 다음 가정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다스린다는 순서로 내용을 펼쳐 놓았다. 크게 보면 수기 편 ( 자신을 다스림 2~4), 정가 편 ( 가장을 다스림 5), 정치 편 ( 6~7), 마지막으로 성현 도통 편 ( 8)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의 주요 내용은 아래의 도표와 줄거리 정리에 정리했다. 이이 선생은 그 중에서도 자신을 수양하고 다스려야 하는 수기 편을 전체 분량의 약 40% 이상을 할애하여 그 중요성을 가장 높이 인식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을 다스리는 일이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여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고, 사고를 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게 되는 등의 사람은 선하게 태어난 이면에는 미완성으로 남아있어 이를 꾸준히 도야하고 인격의 틀을 높이는 사람만이 알차고 뜻 깊은 인생을 경험하게 되며, 우리는 교육과 수양, 대인 관계를 통해 이를 잘 배워야 한다.